사색 쓰기

시험을 치루고

난척 선생 2007. 10. 23. 13:56

일주일 전에 자격시험을 치루었다.

주관식으로 답을 하는 시험이었는데 어려웠다.

공부는 어지간히 한 것 같은데 말이다.

1달 보름동안 퇴근후에 주말을 이용해 도서관이나 독서실에서 공부를 했더랬다.

나름데로 이 정도 공부면 충분한 것은 아이어도 합격은 가능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했다.

 

전날 밤.. 찜질방에서 쪽잠을 잔 덕에 맑고 선명해야 할 머리속은 무겁고 멍했다.

 

그런데.. 막상 시험지를 받아보니 웬걸,

내가 예상했던 문제는 대부분 출제문제에 문장으로 출제되고 답은 다른 것을 요구하는 것이 많았다.

순간 앞이 아득해졌다.

하이구! 이런!

하여간 최선을 다해 답안지에다 내가 아는 것을 메워 넣었다.

 

그날 밤 지칠데로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와 누우니

그간 공부한 시간이 참으로 안타까웠다.

하! 좀 더 심도 있게 공부할 걸... 예상한 부분 말고 다른 부분도 보았어야 했는데..

 

내가 한 공부는 어디로 간것일까?

할머니 49제에도 제대로 찾아 뵙지 못했는데..

서울역사 그 의자에 앉아 30분간 공부도 했었는데..

찜질방 탁자에 앉아 몇시간을 들여 봤었는데..

독서실에서 1시까지 공부했었는데..

 

이런 저런 생각을 하자니  

잘치지  못한 시험이 아쉽기만 하고, 안타까움에 앞이 까마득해져 왔다. 

 

하지만 일국에는 웃었다.

스스로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했던 공부,

밤 늦께 공부하고 나왔을 때, 가슴으로 한가득 밀려드는 뿌듯함

스스로 열심히 했다는 자부심으로,

시험을 개운하게 치지 못한 것에 대한 서운함을 뒤로 보내버렸다.

그리고 행운의 여신이 오실 것이기에 아직은 서운해 할 때가 아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