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 쓰기

은행에 돈을 맡기다?

난척 선생 2008. 6. 13. 09:26

말에는 씨가 있어... 말을 가려서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말은 사용하는 그대로... 무의식의 영력에서 작용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흔히 쓰는 말 중에 은행에 돈을 맡기로 간다..라는 말이 있다.

이말은 과연 사실을 그대로 전달하는 표현일까?

 

경영학을 전공한 나 자신도 과거에 이런 말을 공공연하게 사용했다... 그러다가...

입사를 하고 얼마되지 않아.... 이 말에 모순이 있음을 알았다. (그래서 그 담부터는 은행에 돈을 맡긴다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요즘에 와서야.. 이 말이 어쩌면 무서운 말이라는 걸 알기 시작했다. 

 

우리는 은행에 돈을 맡기러 간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은행에 돈을 빌려주러 가는 것이다.

 

(이 두 문장은 가만히 생각을 해보면 아주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당신은 아무런 생각없이 이런 씨앗들이 무의식속에 심어지고 있는 것이다. 처음에 그 씨앗을 심었을 때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만 씨앗이 자라 싹이 나고.. 그 싹이 자라 나무가 되고.. 또 그 나무가 결국 무성한 숲을 이루었을 때 당신은 이미 늦어버릴 지도 모른다. - 괄호안의 내말이 무슨 말인지 굳이 이해하려 할 필요는 없다. 그걸 설명하기에 내가 지닌 문장은 한계가 있음이 분명하기에- )

 

그러기에 은행은 우리에게 소정의 이자를 주고 있는 것이다.   

사실 우리가 은행금고에 넣어둔 돈은 은행이라는 신용도 높은 대상에게 저리로 돈을 빌려주는 것이다.

 

돈을 빌려준다라고 말을 해보면 당신은 내가 앞서말한,  돈을 맡긴다는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갖게 될 것이다. 은행 예금 통장을 차용증서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

정말로 은행은 우리가 한 예.적금에 대해 부채 항목에다 기입을 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은행에 돈을 맡김으로써 이자까지 덤으로 받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물론 이렇게 생각하는 자체가 그다지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실,,, 우리가 일구어 놓은 돈을 은행에 빌려 줌으로써 기회비용을 잃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지도 모른다...  

그 돈으로 어떤 재화나 용역을 살 수도 있는 것이고.... 또 그 돈으로 투자목적의 자산을 구매할 수 도 있는 것이고... 주식이라든지... 펀드에 투자해 은행이 주는 이자보다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물론 수익성이 높아지면 안전성은 자연히 낮아지게 됨은 물론이다...

 

사람들은 이런 return 과 risk의 상관관계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 사이에서 갈등을 하기 시작하다가

보통 사람들이 행동하는 방식을 쫓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전성이 높은 은행을 향해 돈을 빌려주러 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이 가진 돈을 투자하기 보다는, 지킨다는.. 보수적인 생각이 더 맞다고 판단을 하고.. 또한 다들 그렇게 하니까... 그것이 보편 타당한, 즉 맞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과연 사람들의 이런 생각은 맞는 것인가? 옳은 것인가?

이런 질문은 우문이다... (어느 것이 옳다 그르다는 없다... 이는 사람들이 지닌 가치판단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우문을 놓고 모든 사람들이 멍청한 질문이라 할 수 있는 것일까?

개인적인 견해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가치판단에 의해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실은 전체의 행동양식에 의해 휩쓸리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이번엔 은행권을 벗어나 주식시장으로 가서 이런 표현을 던져보자.

주식에 돈을 투자하다.

맞는 표현일까?

물론 앞의 문장에 틀린 곳은 없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을 해보자... 당신이 5%정도의 지분에 참여하지 않는 이상..나는 이 돈을 특정회사의 최대주주에게 돈을 빌려주고 있는 것이라 생각하라고 말하고 싶다.

당신은 주주로써 그 회사의 지분만큼 주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수도 있겠지만... 당신은 주인이 아니다... 은행에다 돈을 맡기는 대신 진정한 회사의 주인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있는 것이다.

은행과는 다르게 이들 진정한 주인들은 소액주주인 당신의 돈을 빌려서... 회사를 잘 못 운영(주가폭락)하더라도 아무런 책임이 없는 것이다. 그것은 실체적이 아니라 법적으로 당신은 그 회사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주인은 채무자와는 완전 반대의 입장이지 않는 것이다.

실제 회사의 운영을 할 수 없지만... 회사가 망했을 때는 당신은 유한의 책임(당신이 투자를 한 만큼의 책임)을 져야만 하는 불리한 위치게 놓이게 되는 것이다.

 

그럼으로 당신이 주식에 투자한 돈은 진정한 주주들(예를 들면 최대주주)에게 돈을 빌려주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돈에 대한 이런 뒤집기 사고가 단순한 사고에서 나온 말장난에 불과한 것이라 여길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런 사고야 말로 거세게 밀려오는 무작위 정보 속에서 그나마 당신이 휘둘림을 당하지 않을 수 있고.. 설령 휘둘림을 당하더라도 원인을 알고 한번쯤 웃을 수 있는 자세를 길러주는 무기가 될거라 확신한다.

 

그러므로 돈은 은행에 빌려주는 것이고, 주식은 진정한 회사의 주인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이다.

그럼 진정한 의미의 투자나 재테크는 없는 것인가?
돈을 남에게 빌려주는 것보다 내가 직접 투자를 하는 것은 없을까?

 

먼저.... 당신은 먼저 세상이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 지를 알아야 할 것이다.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알아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을 위한 투자가 최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독서나 운동, 각종 강의, 언어학습, 사람들과의 관계술 등등에 대한 진실한 투자가 먼저인 것이다.

 

그런 연후에 당신은 이제 진실로 세상을 향해 投資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전까지 남을 위한 투자를 할때는 큰 욕심은 버리는 것이 스스로를 위한 길이다.     

(물론 그전에도 당신은 세상을 향한 투자를 통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은 초심자의 운이거나... 얼마 후.. 금새.. 세상에게 당신이 얼떨결에 걷어들인 것들을 송투리 채 빼앗길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건 명심하라...

당신이 사용하는 말은 당신의 무의식에 자리잡는다...

말은 씨앗이다...

자, 이제 당신은 오늘 어떤 씨앗을 심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