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 쓰기

책장을 넘기며

난척 선생 2008. 11. 19. 14:27

 

오늘도 책장을 넘긴다.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내가 아니듯

오늘의 독서 또한 어제의 것과도 분명 달라야 할 것이다.

 

예전엔

책속의 문장을 다분히 멋으로 읽고, 판단을 했던 것 같다.

그건 막연하고 얕은 독서라고나 할까..

치기와 겉멋으로 화장하고 있달까..

다시말해 지은이의 의도, 저 깊숙한 곳까지 이르지 못했다는 말이 되겠다.

요즈음도 이런 독서습관(아울러 글쓰기도 마찬가지..)은 여전한 듯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전과 다른 점을 전혀 찾아 낼수 없다는 말은 아니다.

그것은 알게 모르게 경험과 상상을 통해 그 문장이 지닌 내면을 어렴풋하게 나마 찾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가끔 무릎을 탁 내리치며 글 속에 오롯이 들어앉아 있는 작가의 의도나 진정성같은 것들 말이다.

근자에 들면서 그런 것들이 언듯언듯 보이기도 하고,

또 내 속으로 아는 듯 모르는 듯, 슬쩍 숨어들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책은 지속해 읽으면 읽을수록, 그 속에 담아놓은 재미를 어제보다 더 쉽게 찾을 수가 있다.

그것은 독서가 그것을 통해 그저 느끼것이기 보다는, 바스코 다가마,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제임스 쿡과 같은 탐험가들이 찾아나섰던 신대륙이나 신항로의, '발견'에 가깝기 때문인 것이다. 

 

문장에 담겨진 작가의 생각과 의도를 발견해내는 재미야 말로 그 어떤 퀴즈보다도 추리소설 보다도 흥미진진하다고 하겠다.

 

책 속의 지혜는 

독서를 오래도록 지속해 나아가 문장 어딘엔가 숨겨져 있을(그렇다고 해서 실제로 숨겨져 있는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미지의 독자의 입장에서 볼 때 마치 숨어 있던 것을 발견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말이다) 어떤 길을 발견해내는 것에서 비롯된다.

 

그 길은 애시당초 없는 길을 개척해서 나가야 할 길이기 보다는,

기존에 나있는 조그만 길을 독자가 발견하고 그 길을 넓혀 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므로 잘 보이지 않는 길을 찾아서 짬짬이 책을 집어 들고

싸락

싸락

책장을 넘긴다.

오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