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한문장 읽기

미학 오디세이3

난척 선생 2009. 2. 4. 13:33

   진중권 지음

 

미학 오디세이 3권은 출판된 1,2권과는 시간 간격이 있는데..

이 3권이 백미이군요.

저자의 날카로운 생각들

예술에 대한 철학적인 해석이 돋보입니다.

 

 

 

83P

 

 우리는 자연이란 '자원의 보고'라 배웠다. 한마디로 인간이 맘대로 갖다 쓸 수 이는 재료들의 창고라는 얘기다. 그런 문명의 폐해를 우리는 시커멓게 죽어가는 자연 속에서 보고 있다. 옛사람들은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 돌 한 조각, 벌레 한 마리도 대화의 상대로 여겼다. 생명이 없는 사물에까지도 그들은 영혼을 부여했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가? 거꾸로 영혼이 있는 생명까지도 사물화(事物化)하고 사물화(死物化)하여, 결국 사물화(私物化)하지 않는가. 이게 타락한 바벨의 언어로 만든 자본주의 문명이다.

 

 

 

# 마지막 문장에 저자는 '자본주의에 대해 타락한 바벨의 언어로 만든 자본주의 문명이다.'라고 했는데 저자의 평소 생각이 반영되어 있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위쪽의 문장을 보면 바벨의 언어가 만들어낸 현대인의 사고의 폐단을 꼬집고 있습니다.  

나비와도 이야기하던 옛사람들의 언어의 진정성?에 우리는 참으로 멀어졌습니다.

자연을 오로지 인간 소유로 보는 현대인들의 생각의 틀,

또한 자연에 견주어 헛된 인간 우월의식은

신에게 벌을 받아 자연의 언어와 소통하지 못하는 것임을 간과하고

오로지 과거는 까맣게 잊고 살면서 인간이 높게높게 쌓아 올린 바벨탑에 대한 맹목적인 동경만을 가지고 있게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신으로 부터 벌을 받아 세계인의 소통이 어려운 것이지..

우리 인간이 우월해서 언어까지 만들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는 착각을 버려야 할 겁니다.  

  

 

 

120P 예술은?

 

눈에 보이는 것을 재현할 때조차 예술은 동시에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가시화하게 된다.

 

-중략-

 

예술은 재현이 아니다. 진리는 모델=그림의 '일치'가 아니다. 진리는 더 근원적인 것이다. 예술의 진리는 보지 못하던 것을 '보게 하는' 개시이며, 없었던 것을 '있게 하는' 정초(定礎)다.

 

 

129p

 

하지만 이렇게 작품을 미적 대상으로 격하할 때 작품의 진리는 사라지고, 그것이 열어주는 세계는 붕괴한다. 그래서 작품을 대하는 현존재의 태도를 바꿔야 하는 것이다. 변화된 태도를 가지고 작품을 볼 때, 작품은 존재자의 모방이 아니다. 그곳은 존재의 진리가 일어나는 신전이다.

 

 

# 예술은 단지 미학적 분석이나 눈요기 거리가 아니라 그 예술의 창조자의 깊은 생각이나 작품의 등장 배경, 예술작품이 위치한 환경 등을 읽어내는 다양한 시각으로 대하는 것이 예술의 접근 태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