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누구나 일이 잘 안풀리고, 짜증나고, 현실에 지칠 때가 있다. 그것도 연속적으로 말이다.
무더운 여름 시원한 바람 한줄기나 갑자기 몰려든 구름에서 한바탕 소나기가 내릴 법도 한데
일은 꼬이고 또 꼬이고....
그럴 때 주위를 둘러보면
휴일에는 집구석에 쳐박혀 쿨쿨 잠만자고 있는, 그래서 더욱더 꼴보기 싫어진 남편, 늘 내게 스트레스 받기를 강요하는 직장, 친구녀석들에게선 더이상 나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없어 소원해 지기도 하고, 카드대금을 비롯한 각종 청구영수증은 우리의 지갑을 너덜거리게 하고, 스스로의 몸에 대해 자신감이 떨어지는 그런 날들이 이어지면
우리네 삶은 얼마나 허무맹랑하고, 초라하며, 나를 둘러싼 인간들은 왜 이렇게 짜증을 불러 일으키는 것인지... 한탄을 하게 된다.
그럴 때~ 우리는 잠시 "그래도~" 라고 접속사로 쓰이고 있던 단어를 "전치사"로 바꾸어 보자.
무슨 말인고 하니....
스스로의 현실에서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 희망을 스스로 한번 부여해보자는 것이다.
바로 요렇게 말이다.
그래도! 난 아직 살아 있잖아!
그래도! 우리 남편은 반찬 투정하지 안찮아!
그래도! 난 이쁜 딸이 있잖아!
그래도! 난 결혼이라도 했잖아!
그래도! 난 직장이 있잖아!
그래도! 난 큰 병에 걸리지 않았잖아!
그래도! 부모님이 건강하게 다 생존해 계시잖아!
그래도! 우리는 밥을 굶진 않잖아!
그래도! 우리 집사람은 바람피지 않았잖아!
그래도! 친구가 내게 사기를 치진 않았잖아!
이처럼 역석적으로 그래도! 라고 외치며 자신의 여러가지 상황이 최악이 아님에 의미를 부여해보고
억지로라도 자족의 웃음을 지워보자.
일전에도 말한 바 있지만 행복은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스스로를 둘러싸고 있는 행복들을 하나하나 발견하는 것이다.
어쩌면 그것은 주어진 현실에 감사하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도! 라고 외쳐면서 말이다.
"그래도! 나는 이렇게 손가락으로 자판을 두드리며 내 생각을 표현할 수 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