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긍정
지은이: 이상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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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자체는 불행했지만 나는 나 자신이 불쌍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44년 동안 정상인으로 살면서 안 해 본 일이 거의 없다. 그리고 정상인으로 살 때도 항상 행복한 것만은 아니었다. 죽을 수 있었는데 그래도 살아남아 남은 인생을 좀 다르게 살아 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선천적으로 장애를 입고 태어난 사람들이 불쌍하지, 난 거기에 비하면 너무도 행복한 사람이다.
나는 항상 이런 생각을 한다. 사고를 통해 장애를 입었지만, 다시 재기해 활동하는 데 필요한 최소의 부분은 하늘이 가져가지 않았다고, 횡경막만을 이용해서라도 정상인처럼 이야기할 수 있는 것만 보아도 나는 큰 행운아다. 그리고 또 이런 생각도 한다. 다시 주어진 제2의 인생을 가볍게 볼까봐, 또 내가 방심을 할까 봐 하늘이 AD라는 감시자를 붙여 준 것이 아닐까.
나는 언제나 운이 좋았다. 위기가 기회의 순간마다 누군가의 도움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남들과 조금 다른 길을 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 덕분에 지금도 예전과 마찬가지로 나는 하늘이 내린 행운을 누리고 있다.
# 저자 이상묵은 44세에 교통사고를 당해 C4 척추손상으로 인해 목 이하에는 완전 마비가 된 분으로 현재는 서울대학 지구환경과학부의 교수로 재직중 이십니다.
이런 분도 삶에 대해 긍정의 자세와 늘 스스로 행운아라고 생각하는데 사지 멀쩡한 보통 사람들이야 말로 정말 행운아가 아닐까요? 행운 또한 주변에 널려있는 것을 하나하나 인지하는 것에서 부터 출발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