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놀란의 시공간 - 인터스텔라
-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마이크로의 시공간과 매크로의 시공간을 빚어내는 놀란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만큼 시간과 공간을 능수능란,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감독도 드물 것이다.
'메멘토'에서는 단기기억상실증으로 전혀 바로 코앞에 발생한 일들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주인공이 자신의 몸에 중요한 힌트를 문신으로 새김으로써 시간과 사건을 퍼즐처럼 편집하는 혼란을 겪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처음에 관객은 지금 펼쳐지는 장면이 어떤 것인지 혼란을 겪게 되지만 시간이 지나며 퍼즐이 하나하나 매꾸어 질수록 어렴풋한 쾌감을 맛보게 되는 것이다.
뒤죽박죽 섞인 시간의 불안감이 영화가 진행될수록 차근차근 정리될 때의 안정감이란...
편집과 주인공의 기억상실에 의해 만들어진 사건이 수수께끼 풀리듯이 실체를 서서히 보일때의 짜릿함이 있다.
'인셉션'에서의 시간은 꿈의 시간이고, 그것은 꿈 속에 꿈, 그 꿈 속에 또 꿈을 흐르는 시간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살고있는 시간이 아니라 우리의 깊숙한 내면, 혹은 무의식 세상의 시간이다.
이 무의식의 시간에 대해선 이론적으로는 확립되어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아직 직접 경험을 한적이 없다.
꿈 속에 또 꿈이라니....
그리고 그 꿈의 꿈 속에서 흐르는 시간은 현실의 시간의 제곱으로
또 한번 꿈에서 꾸는 시간은 제곱의 제곱으로 시간의 길이는 어마어마하게 확장된다.
영화의 첫 장면은 꿈에 밑바닥에 떨어져 꿈을 현실로 살고 있는 사이토(와타나베 켄)를 주인공 코브(레날도 디카프리오)가 꿈에 꿈을, 그
꿈의 꿈을 타고 들어와 사이토가 수십년 동안 살았을 꿈의 구렁텅이에서... 코브는 현실이 아닌 꿈을 살고 있음을 인식시켜 구출해준다.
하지만 현실에선 비행기 속의 겨우 몇시간에 지나지 않았을 시간이 엄청나게 늘어지고 확장되어 무의식의 세계에서 사이토는 늙어도 너무 늙어 버린채 코브를 기다리고 있었음을 기억해낸다.
놀란 감독의 대단함이란 역시 이런 시간을 표현해내어 화면상에 마치 현실처럼 펼쳐지게하고 관객들의 공감을 빨아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영화 인셉센에선 시간만 그런 것이 아니라 공간도 상상속에서만 펼쳐지던 것을 고스란히 관객의 눈앞에 펼쳐 놓는다.
우리가 한번도 경험하지, 아니 모든 이가 공감되게 표현하기 조차 만만치 않았던,
(겨우 달리의 그림 정도나 기타 예술 작품으로만 느낄수 있었던.. 이것은 작가의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표현했기에 이해하기가 얼마나 어려웠던가?)
그런 세상을 2차원 세상인 영화를 통해 표현해 내었다는 것이고, 보여지는 2차원 세상은 그것이 자연스럽게 확장되어 3차원으로 (입체, 공간)에서 더나아가 4차원(시간)세상까지도 평면인 스크린에서 구현하고 있다는 점이 대단하게 여겨진다.
즉, 그 실체를 우리가 이해하고 느낄수 있도록 화면으로 표현해 내고 있다는 점에서, 관객들이 전혀 겪어보지 못한 시공간을 능수능란하게 보여줌으로써 짜릿한 경험을 고스란히 덮어쓴 느낌을 선물해주고 있다는 것에 감독에게 찬사를 보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영화 "인터스텔라" 또한 인셉션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인셉션이 마이크로 세상(무의식, 내면)으로 파고드는 시공간을 관객들에게 턱하고 던져 놓았다면...
인터스텔라는 매크로한 세상(우주공간, 웜홀과 블랙홀 속의 공간과 시간)의 실체를 -물론 실제 그런지는 알 수 없지만- 관객들은 적어도 우주의 시공간과 블랙홀에서의 시공간을 고스란히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 감독의 상상력과 그래픽 기술로 관객들을 사로 잡고 있는 것이다.
이 영화를 통해 감독의 시공간은 우리가 알수 없는 깊숙한 내면(인셉션)에서 또 다시 우리가 아직 알수 없는 우주로 어마어마하게 확장되어 진다.
미지의 세상인 블랙홀- 시간마져 빨려들어- 주변에서의 시간의 흐름이 왜곡되는 것을 영화를 통해 볼수 있고, 웜홀이 생겼다 사라지는 것을, 웜홀을 통과해 펼쳐지는 천체이론의 세상을 생생하게 보여 주고 있고, 또한 블랙홀을 통과하고 펼쳐지는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의 대칭점을 실현해내고 거기에서는 우리의 시간을 하나하나 잡아 낼 수 있음을 눈앞에서 볼수 있다는 점에 우주에 관련된 책을 몇 권 정도... 뭐, 칼세이건의 코스모스라도, 읽은 관객들이라면 이론으로만 존재하던 세상이 자신의 눈앞에서 생생하게 펼쳐지고 있다는 사실에 들뜨지 않을 수 없지 않겠는가? (물론 화면상에 구현되고 있는 세상이 진짜일리는 없지만 어쨌든 현실감있게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세 영화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기억의 분절로 헝클어진 시공간의 혼란을 하나하나 퍼즐을 풀듯 꿰어 맞추는 주인공과 관객 --메멘토
마이크로 세상의 시공간을 구현하다! 우리의 안쪽으로 깊숙히 파고드는 시간과 공간 --- 인셉션
이번엔 매크로의 세상의 시공간인 우주의 시공간을 구현해 내다! 우리의 무한한, 지금도 확장하는 우주,
그 끝없는 바깥 세상의 시간과 공간 -- 인터스텔라
배우들
1. 매튜 맥커너히라는 배우를 타임투킬, 콘텍트에서 보고,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를 볼때 까지만 하더라도 그는 그저 그런
뭐 정형화된 느낌이 있는 그런 연기 좀 하는 배우로 생각했는데...
최근작 머드에서도 사실 기존의 느낌은 있었다.
하지만... 달라스 바이어 클럽으로...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
그리고 이제는 인터스텔라로, 그의 전성시대가 오는 것인가?
2.앤 해스웨이 - 와우~ 사실 기억도 안나는 프린세스 다이어리와 악마는 프리다를 입는다를 볼때만 하더라도 매력적인지 몰랐다..하지만 레미제라블과 다크나이트 라이즈를 거친 요즘의 그녀가 출현하는 영화를 보면 볼 수록 연기와 얼굴에 반하고 마는 것이다.
3. 마이클 케인 - 놀란 감독의 최근작 당골 출현, 배트맨 시리즈, 그리고 인셉션과 이 영화까지... 그만이 가진 기품있는 매력이 있지요!~
4. 어린시절 딸로 나왔던 아역 배우 - 맥켄지 포이 연기 잘하네요.
인터스텔라와 연관성이 있는 영화
1. 칼세이건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콘텍트' -- 역시 이 영화에서도 조디포스터와 매튜 맥커너히가 주연을 하고 있다.
영화 콘텍트에선 주인공 조디포스트가 외계의 신호(4차원의 세상에서 아버가 보내는)만든 우주선으로 아버지와 잠깐 조우하면서
웜홀 속의 시공간을 잠깐 긁고 지나 가는데 지나지 않아 영화는 좋았지만 이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2. 최근작 '그래비티' -- 우주공간과 우주선 내부를 표현해내는 공간구현 방식은 역대 최고이지만...
시간을 확장해서 나간 것은 아니었기에 인터스텔라와 비교하면 전체 스케일이 좀 작게 느껴지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는 반드시 아이맥스로 강추합니다.
영화의 스케일을 볼때... 집에서 TV이나 작은 스크린으로 본다면... 아! 안보는 게 나을 것입니다.
재미가 반에 반으로 감할 겁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까메오를 만나는 일은 우습고, 엉뚱하기도 하고 반갑기도 합니다.
아직 남아 있긴 하지만,
개인적으론 2014년의 최고의 영화!! 제 점수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