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 쓰기

봄이 부른다

난척 선생 2015. 4. 16. 13:14

집이나 회사나 창밖으로 보이는 나무들은 이제 꽃을 떨구고 싱그러운 새순을 뽑아 내고 있다. 

연두빛 새순은 말그대로 생명의 상징이다.

연한 그 잎들은 맑고 깨끗하고 심지어 투명하기까지 하다.

생각해보면.. 모든 생명의 시작은 어쩜 이토록 순수하고 영롱한 것일까?

아기와 강아지, 고양이, 올챙이 등의 갖 태어난 동물의 새끼와 식물의 새싹, 꽃, 그리고 지금 창밖에 보이는 연하고도 투명한 새순~

 

봄,

 

봄은 유혹의 계절이다. 

온통 생명력이 뿜어내는 에너지로 가득찬 봄!

 

봄꽃이 피면 나비와 벌들은 축제의 춤을 춘다.

나비는 팔랑팔랑 날개짓으로

벌은 엉덩이를 붕붕 흔들어대며 봄의 장단에 리듬을 탄다. 

비단, 나비와 벌들만이 봄의 유혹에 넘어가는 것이 아니다.

사람 또한 봄바람의 유혹에 넘어 가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아이들과 청소년, 청년들은 아마 그 자체로 생명력을 발산하고 있기에

얼마나 봄과 그 자신들이 내뿜는 생명력이 싱그럽고 아름다운지 느끼지 못하여 봄의 유혹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사실, 이들 스스로는 그 자체로 온전하게 봄인 것이다.

대조적으로 사오십대의 장년층은 봄이 내뿜는 생명의 에너지를 잘 알아차리는 듯하다. 

그들은 생명의 시작뿐 아니라, 그 끝에 대해서도 알만한 세월을 살아 냈기에 

그들이 이미 지나온 생명의 출발에 대해 열열히 환호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해마다 봄이 오면 그들은 나비와 벌처럼 생명을 찾아 산으로 들로 강으로 바다로 달려드는 것이리라. 

봄봄,

 

이런 봄날에는 봄을 맞이하는 딱, 그런 음악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가요를 들라면, 앞서 말한 이유에서 젊은 가수가 부르는 노래가 더 잘 어울리는 법이다.

요사이는 '벚꽃앤딩'을 비롯한 버스커버스커의 1집 음악이 그러하고 로이킴의 '봄봄봄' 정도가 딱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빨간머리 앤처럼 멍하니 창밖을 다시 본다.

연한 연두색 새순들이 따스한 봄바람에 아롱거리는 것을 보고

앤 셜리가 그랬듯

창욱아~ 어서 밖으로 나와~~ 그리고 생명력을 흠뿍 느껴봐~ 라고 손짓하는 상상을 해본다.

왠지 창피한 마음이 들어 멋쩍은 웃음을 짓다가

괜실히 속으로 노래를 불러본다.

 

봄바람 휘날리며~~ (벚꽃엔딩 버스커버스커)

봄봄봄~ 봄이 왔네요~ 우리가 처음만났던~ (봄봄봄 로이킴)

 

이번 주말, 봄바람에 이런 음악을 흘리며

가족들과 친구들과 그도 아니면 회사동료들과 이래저래 아무도 없다면 혼자라도...

가까운 산이나 공원으로 나서보자. 

 

봄이 부른다!

生이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