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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기사 읽기

조선일보 이승규 교수 인터뷰와 공병호 박사님의 기막힌 멘트

 조선일보 2009년 1월 10일자 기사 중에서 편집

 

[문갑식의 하드보일드]

"70까지 칼잡이로 살겁니다"

                    '肝이식 최고 권위' 서울아산병원 이승규 교수

 

 중략 


―오랜 시간을 버티려면 집중력이 대단해야겠군요.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경우도 있고 팝송을 틀어놓기도 하지요. 수술의 하이라이트는 전체 시간의 4분의 1에서 3분의 1 정도입니다. 수술도 중요하지만 수술 전에 CT나 MRI를 보고 어떻게 수술 플랜을 짜느냐도 중요합니다. 수술 전에 회의를 자주 합니다."

―숙달된 전문가라도 수술 도중 깜빡 할 때가 있지 않나요.

"저는 그런 정도는 아니지만, 수술할 때 팀원들에게 자주 물어봐야지요. '내가 잘못한 거 없느냐' '안 한 거 없느냐' 하는 식으로 체크합니다. 수술실 곳곳에 표어도 붙여놓습니다. 핵심적인 것들이지요. 아무래도 생명을 다루는 일이니까요."

―하루 종일 서있는 게 힘들지 않습니까.

"피가 아래로 몰려서 다리에 무리가 많이 갑니다. 정체성 피부염 증상도 있어요. 식당에서도 좌식(坐式) 식탁을 이용하지 않습니다. 오랜 시간을 버티려면 평소 운동을 많이 해야 해요. 힘 빠지고 체력이 떨어지면 머릿속에 든 게 아무리 많아도 소용 없어요. 1주일에 4회 정도 조깅도 하고 근력운동도 하지요. 한 번에 100회 정도 팔굽혀펴기도 하고요."


―먹는 것도 잘 먹어야겠지요.

"1주일에 4회 정도 삼겹살이나 닭고기를 먹지요. 개고기도 먹었는데, 어느 날 개고기를 먹고 들어갔는데 집에서 키우던 강아지가 제게서 무슨 냄새를 맡았는지 기겁을 하고 도망가는 모습을 보고 끊었습니다."

중략

―왜 욕을 하고 고함을 지릅니까.

"욕을 하고 고함을 치면 잠시 긴장하잖아요. 수술할 때 긴장을 유지하는 데는 최고지요. 한번 거기 맛을 들이면 끊을 수가 없습니다."

―민병철 선생께 배울 때도 욕을 많이 먹었습니까.

"많이 먹었지요. 주로 '너처럼 수술 못하는 놈은 처음 봤다' '왜 그렇게 머리가 나쁘냐' 이런 식이지요. 그걸 듣고 우는 동료들도 있지만 저는 둔해서 그런지 운 적은 없어요. 지내놓고 보니 못된 시어머니 밑에 있던 며느리가 나중에 더 못된 시어머니가 된다는 말 그대로가 됐습니다."

 중략

"저는 환자에게 의사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봅니다. 어떤 환자가 저를 믿지 못하면 미국이나 일본의 다른 병원으로 가라고 권유합니다. 믿지 못하는 데 어떻게 생명을 맡기겠습니까."

―항상 그렇게 환자들에게 단호합니까.

"환자는 의사의 말 한마디에 좌우됩니다. 확신을 가지고 '당신의 상태로 봐서 이 수술이 제일 적합하다'고 권유해야지요. 이런저런 수술법이 있는데 어떤 걸 택하겠느냐는 의사도 있는데 그건 의사 자격이 없는 겁니다. 생명을 살리는 것과 물건 파는 건 다르잖아요."

―간 이식 수술의 대가가 된 것도 서울대로 못 간 것과 인연이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사실 제가 간 이식 수술을 본격적으로 배운 게 서울대 의대로 가겠다는 꿈이 좌절되면서부터입니다. 고대 의대에 있을 때 '무엇을 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한 적이 있어요. 의사로서 평생을 버티려면 남들이 하지 못하는 걸 해야 하잖아요. 민 선생님의 권유도 있었지만 간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제가 1974년부터 78년까지 서울대에서 레지던트 할 때 간암 수술을 딱 한 번밖에 못 봤거든요."

―아직도 서울대 의대로 못 간 게 후회가 됩니까.

"제가 서울대 의대로 갔으면 안주하고 말았을 겁니다. 고대로 가면서 도전하려는 열정 같은 게 생겼지요."

중략


―언제까지 수술을 할 겁니까.

"우리나라 외과에는 나쁜 전통이 있어요. 나이가 오십만 넘으면 수술을 하지 않는 거지요. 제가 미국에서 나이 칠십이 넘어 머리가 허연 영감이 수술하는 장면을 보고 감명을 받았어요. 수술은 경험이 중요합니다. 일본에서도 의사들은 은퇴하기 직전까지 메스를 놓지 않지요. 저는 70세까지는 이 일을 할 겁니다."

―외과 수술 예찬론자 같은 말씀입니다.

"저희가 하는 수술을 모르는 사람이 보면 답답할 정도로 진도가 느려 보이지만 전문가가 보기에는 정말 섬세하고 멋있는 수술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 겁니다. 그만큼 굉장한 자부심을 의사도 간호사들도 느끼지요."

 

중략 

 

# 조선일보 기사 끝. 

 

 


# 이하는 공병호 박사님 홈페이지에 기록된 코멘트

 

인생이라는 것이 결국 부족함을 느껴야 열심히 하게 되는 것이지요.

 

결핍이 있어야 더 자신을 밀어 붙일 수 있는 것이 인생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초년의 지나친 성공이 사람을 망치는 경우가 자주 있지 않습니까?

 

제가 아주 좋아하는 문장에 이런 것이 있습니다.

 

"인생이란 열등감을 극복해 가는 과정이다"

 

 

# 공병호 박사님 홈페이지에서 위의 멘트가 눈에 확들어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