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강릉이 고향이신
이율곡 선생님의 십만 양병설
'전하! 자들이 움메나(얼마나) 빡신지(억센지),
영깽이(여우) 같애가지고 하마(벌써)
서구문물을 받아들여가지고요,
쇠꼽 덩거리(쇠 덩어리)를 막 자들고 발쿠고(두드리고 펴고)
이래가지고 뭔 조총이란걸 맹글었는데,
한쪽 구녕(구멍) 큰 데다가는 화약 덩거리하고
재재한 쇠꼽 덩거리를 우겨넣고는,
이쪽 반대편에는 쪼그마한 구녕(구멍)을 뚤버서(뚫어서)
거기다 눈까리(눈알)를 들이대고,
저 앞에 있는 사람을 존주어서(겨누어서) 들이 쏘며는,
거기에 한번 걷어들리면(걸리면) 대뜨번에(대번에)
쎄싸리가 빠지쟌소(죽지 않소). 그 총알이란게 날아가지
대가빠리(머리)에 맞으면 뇌진탕으로 즉사고요,
눈까리(눈알) 들어 걸리면 눈까리가 다 박살나고,
배떼기(배)에 맞으면 창지(창자)가 마카(모두)
게나와가지고(쏟아져나와서) 대뜨번에(대번에)
쎄싸리가 빠져요(죽어요).
그리고 자들이 떼가리(무리)로 대뜨번에(대번에)덤비기 때문에
만명, 2만, 5만 갖다가는 택도 안돼요(어림도 없어요).
10만이래야(10정도는 되어야) 되요.
분명히 얘기하는데 내 말을 똑떼기(똑바로) 들어야 될 끼래요 (될 꺼예요).
그리고 자들이요, 움메나(얼마나) 영악스러운지요,
순순히 이래가지고는 되지 않아요. 우리도 더 빡시게 나가 고,
대포도 잘 맹글고, 훈련을 잘 시켜서 이래야지 되지
안그러면 우리가 잡아 먹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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