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스토리도 훌륭한 감독을 만난다면 멋지고, 세련되게, 그리고 감독의 역량처럼 훌륭하게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영화 "밀정"은 흔하게 볼수 있는 이중첩자 이야기고, 첩보 스릴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의 마음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일순간 큰 뜻을 품어서 변해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딱히 이거다 하고, 뭔가 설명하기 애매한 환경에 의해 어쩔수 없이, 그리고 갈팡질팡 서서히 변해가는 걸... 잘 보여주고 있는 듯 해서 더욱더 매력적인 영화다.
우리 모두의 마음이 영화속 송강호가 맡은 인물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또한 영화의 시작될 때 보여주는 세련된 타이틀의 시작방식을 비롯한 모든 것들이 베테랑 감독의 작품 답게 묵직하고 세련되었다.
장면 장면의 미장센을 잘 구성하고 있고... 배우들의 연기도 뛰어나다.
공유는 그가 소화할 수 있는 배역을 잘 연기하고 있고... 송강호는 역시 송강호이고... 다른 조연들 또한 역할을 충분히 소화해내고 있다.
하지만... 특별출연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존재를 보여주는 이가 바로 '이병헌'이다.
의혈단 단장의 역할을 맡고 있는 그는 짧은 출연에도 불구하고 묵직하고 깊은, 그리하여 무척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 출연시간 대비 가장 큰 혜택을 받을 배우가 틀림없다. (사실 이병헌이 출연하게 될 '매그니피션트 7'를 연휴에 보러갈 계획이다.)
김지운 감독은 '밀정'이 일제치하의 시대극임에도 불구하고 갱스터같은 혹은 스릴러 같은 긴장감과 폭력미학?를 잘 보여준다.
특히 폐쇄적 공간인 기차 씬에서의 긴장감은 보는이로 하여금 긴장을 바싹 당겨오게 하고
의혈단 단원이 죽거나 잡히게 되는 장면에서는 루이암스트롱의 부드러운 재즈음악이 흘러나와서 화면에 흐르고 있는 영상과는 대조적으로 사용하고 있어 그 비극이나 슬픔이 배가 되는 느낌을 준다.
또한 밀정에서 영화와 잘 맞아 떨어지게 사용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음악이다.
초반부부터 추격씬과 총격씬에 긴장을 배가 시키는 것이 바로 음악이다. 전반적인 음악의 사용에 대해 칭찬해주고 싶다.
여러모로 영화 밀정은 어떻게 보면 아주 단순한 이야기인데(작품성으로 보자면 뛰어나다고 말할 수 없는 이유)...
감독의 역량이 더해져 송강호의 마음의 흐름을 잘 보여주고 있어 멋진 첩보 스릴러 영화로 잘 만들어 진듯하다.
그것은 짧은 소견으로는 한국의 느와르 거장... 김지운감독의 공이 8할 이상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자칫 단순한 영화가 될수 있는 것을 멋지게 명품으로 탄생시킨 감독의 역량이 돋보이는 영화 "밀정"
여러분의 추석연휴에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