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중 권 지음
164P 놀이로서의 예술
그런 의미에서 예술 작품은 '놀이'와 비슷하다. 가령 모든 놀이엔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 일단 놀이 속에 들어가면 우린 이 규칙에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 하지만 규칙을 준수하면서 우린 동시에 다양한 상황을 창조한다. 예컨대 바둑을 둔다고 생각해보자. 몇 가지 규칙을 가진 그 놀이로 얼마나 많은 판을 펼칠 수 있는가. 바둑이 발명된 이후에 수십억 번의 대국이 이루어졌겠지만, 그 중에서 서로 또같은 판은 아마 한 번도 없었을 거다. 예술 작품도 마찬가지다. 일단 예술 작품이란 놀이 속에 들어가면, 우리는 텍스트를 충실히 따라야 한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여러 가지 전략을 구사하여 다양한 독해를 할 수 있다.
놀이처럼 예술 작품도 닫혀 있으면서 동시에 열려 있다. 즉 작품의 텍스트 자체는 닫혀 있어 그 누구도 그걸 변경할 수 없지만, 그 완결된 텍스트에서 저마다 다양한 의미를 끄집어낸다. 작품은 '작가-텍스트-독자'의 게임이다. 물론 그떄마다 게임의 내용과 의미도 달라진다. 그러므로 작품의 삶은 한 번에 끝나는 게 아니다. 작품은 후세의 해석에 열려 있다. 따라서 작품이 가진 '근원적'의미란 있을 수 없다. 그것이 시대마다 열어주는 각각의 의미가 다 근원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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