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중 권 지음
268P 현대미술
오래전부터 예술은 당시의 세계상을 반영했다. 세계가 필연적인 법칙에 따라 구조화된 우주(코스모스)로 여겨지던 시대에, 예술 역시 질서와 조화(코스모스)를 구현한 작은 우주로 간주되었다. 현대에 들어와 이 코스모스로서의 우주라는 관념이 무너진 후, 예술 역시 더 이상 아름다운 '조화'를 추구하는 대신에 매우 난해하고 혼돈스런 모습을 띠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현대 예술은 현대 세계상의 그림인 셈이다.
269P
아리스토텔레스가 "시인은 거짓말을 통해 참말을 말한다"고 했을 때, 그는 예술적 가상이 갖는 이 애매모호한 측면을 잘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예술과 놀이는 한갓 하릴없는 장난이면서 동시에 현실 못지않게 진지한 세계다.
277P 원본과 복제의 전도현상
사진과 영화의 기술 복제는 인간의 손을 제거하여 실물과 똑같은 영상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사진과 영화는 어디까지나 원본 다음에(nach) 온다. 그렇지만 텔레비젼의 생중계와 함께 원본과 복제 사이의 시간차도 사라진다. 원본과의 시간차를 없애버린 복제는 거기서 만족하지 않고, 점차 스스로 원본의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한다. 원본과 복제는 서로 자리를 바꾼다. 컴퓨터와 인터넷과 더불어 가상은 마침내 현실이 된다.
311P 복제가 원본보다 아름다운 세상
벤야민의 미디어는 우리를 "모험에 가득 찬 여행"으로 초대했다. 하지만 텔레비젼의 시청자는 실은 한 발자국도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 그가 설사 진짜 여행을 떠나는 일이 있어도, 거기서 그가 보게 될 원본은 텔레비젼에서 본 영상만 못할 것이다.
# 영화 메트릭스의 한 인물은 자기가 가상현실에서 깨어난 것에 대해 후회를 하며, 다시 가상현실로 돌아가고자 컴퓨터를 위해 동료를 배반한다.
우리는 서서히 원본과 복제가 혼탁하게 뒤섞여 있어 진본이 뭔지, 진본의 중요성에 대해 더 이상 의문을 품지 않는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TV가 연출한 화면(진본과 복제의 혼제)으로 알게 된 유명한 맛집이나 관광지를 방문하게 될때 종종 우리는 애게 이것 밖에 안돼? 라는 실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복제가 주는 쾌감에 원본이 미치지 못하고 있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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