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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읽기

"황해"의 아쉬움 한스푼

감독: 나홍진

출연: 하정우 김윤식, 조성하

 

 

2008년 2월 나홍진감독의 추격자를 봤을 때...

본질이 쉽게 흥분하는 성격인지라 그 기분을 주체하지 못했었다.

뭐랄까.. 예술성과 결합된 잔혹함, 그리고 탄탄한 스토리, 그리고 주인공들의 연기

뭐하나 나무랄때 없이 뛰어난 영화라 평가했었다.

다만 꼬투리를 잡자면.. 영화속에서 보여지는 폭력성은 뛰어남을 상쇄시킬 만큼 잔혹하다...

그래서 나쁜 영화다라고 말했었다.

 

이번에 개봉한 나홍진 감독의 두번째 작품 황해는 스케일 면에서 전작 추격자를 뛰어넘었다.

특히 자동차 추격씬은 헐리우드의 그것을 보는 듯... 화려했다.

스토리 또한 전작보다 훨씬 탄탄하게 짜여 있었다.

김윤식과 하정우의 연기또한 전작과 다르지 않았다...

 

다만 칼부림이 쉴새없이 나오고 자동차 추격장면등에서 나타나는 폭력성은 역시 보는 이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지난번 본 영화 '악마를 보았다' 에서의 폭력성에 혀를 내둘렀는데... 황해 또한 폭력의 잔인함과 난폭함 그리고 폭력의 빈도등이 또한번 불편한 마음을 심어 주었다.

 

그런데.. 전작 추격자에서는 폭력의 잔혹성을 영화 전체를 아우르는 분위기.. 뭐,.. 예술성이라고 해두면...

그 예술성이 잔혹성을 잘 붙잡아 두었다는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의 황해는 분명 감독의 표현하고자 하는

인간의 군상,

무엇인가를 가진자와 못가진자.. 그리고 인간 속에 숨어 있는 이면을 끄집어 내고자 했다.

결국 힘을 가진듯한 개장수 면가나 아무것도 없는 듯한 주인공 구남이나 누군가에게 휘둘리긴 마찬가지였고...

악역인듯한 운수회사 사장은 처음에 죽임을 당하는 용인대 유도교수(알고보면 조폭 두목)가 자기의 내연녀를 범했다는 이유로 살인을 교사했고...

유도 교수의 아내도 결국 남편을 배신한 점등은

얽히고 설혀있는, 속고 속히고, 먹고 먹히는, 그래서 결국 누가 누구를 쫒는지 알지 못하는 인간 군상들을 그리고 있다...

 

그런데 이게 스펙타컬하고 스피디한 영상에 묻혀선지.. 아니면 이 부분이 도드라지지 못했던 것인지...

이런 부분이 아쉽게도 또렸하지 못하다.

그래서 추격자의 마지막 씬에서 전달되는 아련하고.. 가슴이 찌릿한 그런 느낌을 주지 못한 듯하다.

황해의 마지막 장면도 충분히

짠할 수 있었는데도.. 워낙 영화가 찌르고 쫒고 부수는 급박한 영상에 몰입하게 하다보니..

관객들에게 잠시 쉬어갈 여유를 주지 못했던 것같다. 그래서인지.. 마지막 엔딩에 

구남의 아내가 다시 중국으로 돌아와 기차에서 내리는 장면은

이 장면이 조금은 생뚱맞게 느껴지는 것이다.

 

너무 급박하게 너무 흥미진진하게 달려왔던 기차는 멈추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화려한 볼거리 뒤에서 감독이 말하고 싶은 바가 많이 묻혀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정말 2시간 40분에 가까운 런닝타임은 길다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긴박하고 흥미진진하게 돌아 간다.

헐리우드 영화를 보는 듯하다가 마지막에 작가주의 영화로 돌아선다면 분명 관객들은 당황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심장을 관통하는 것은 감독의 의도이다.. 하지만 관객은 좀처럼 알아 차리기 쉽지않은 것이다.

 

그리고 추격자, 악마를 보았다, 아저씨 그리고 황해로 이어지는 요즘 폭력은 이제 그만... stop!!

정말 착해지고 싶다.

 

오전에 홀로 보았던 나는 이 영화 덕분에 심각해졌고

저녁에 홀로 보았던 아내는

'째째한 로멘스'를 보고와서 기분이 좋아졌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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