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Last Chance Harvey, 2008
감독 조엘 홉킨스
어제 밤, 아이들을 재우고 10시 가까워진 시간이었다.
아내가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은 정말 사실인 것 같다며 슬며시 울적한 심사를 내게 내려놓는다. 그도 그럴것이 요즘 아내의 주변에 집을 사서 이사를 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그것도 하나같이 더 넓은 아파트로 이사를 간다는 사람들
집없는 아내의 입장에서 자신도 모르게 뭉근하게 샘이나는 것은 인지상정~
그런 아내가 엉뚱하게도 주중에 영화나 빌려볼까 하고 운을 떼길래
그럼 같이 가보자며 서둘러 옷을 차려입는다.
비디오 대여점에 최신프로가 많이 나와 있지 않아 뭘봐야 할지 망설이는 아내에게
이 영화를 집어 들며 이렇게 이야기 한다.
"자! 이거~ 더스틴 호프만과 엠마 톰슨, 이 두배우를 믿어봐... 손해 안보는 배우들이 잖아.. ^^"
뭔가 가볍고 부담없는 영화를 원했던
아내는 마지못해 내가 권해준 영화를 손에 쥐어든다.... 돌아오는 길에 제과점에 들러
기분이 우울할땐 단 것이 좋겠다며 기어이 쵸콜릿 조각케익을 들고 나온다.
컥! 서설이 너무 길었다.
결론은 이 영화 덕분에 아내의 울적한 기분이 좋아졌다는 거!
이제 각설하고...
아! 이 영화
잔잔하고 아름다운 영화다.
어떻게 급격한 클라이막스가 없이도 이렇게 긴 여운을 남길 수 가 있을까?
그 흔한 베드씬이나, 프렌치 키스 한번없이도
이쩜 이리도 멋진 로맨스 영화를 만들수 있을까?
그 옛날 보았던
"비포 선 라이즈"와 근래에 보았던 "비포 선셋"같은 느낌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영화
뭐랄까... 중년들의 "비포 선 라이즈"라고 이야기하면 딱들어 맞을 것같다.
영국 런던의 풍광들은 강물처럼 살랑살랑 흘러가고
주인공들의 디테일한 감정선은 너무나 매력적이고
더스틴 호프만과 엠마톰슨이 연기하는 캐릭터는 불꽃처럼 분출하는 힘이 아니라
관록의 지긋한 힘으로 관객을 서서히 사로잡는다.
그만큼 영화의 여운이 오래가는 알수 없는, 아주 자연스러운 힘이 존재하는 영화다.
배우들의 디테일한 연기는 두말할 필요가 없고...
자칫 진지해지기 쉬운 로맨스 영화를 코믹스런 상황들이 양념처럼 자리잡았다.
이쯤되면 뭘 망설이겠는가? 그냥 이번 주에 빌려보면 되는 것이지..
뭐? 이런 영화는 딱 질색이라구요...
에~ 당신이 투박한 남성이라면 저도 권유할 생각이 없어요!
하지만 당신이 섬세한 여성이라거나... 감성적이고 섬세한 남성이라면 적극 추천합니다.
아내에게 제가 했던말을 다시한번 전합니다.
"자! 이거~ 더스틴 호프만과 엠마 톰슨, 이 두배우를 믿어봐... 손해 안보는 배우들이 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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