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제이슨 라이트먼
6월 10일 오전 9시 채널 CGV 굿무비 "인디에어"
정착해서 살기보다는 유목민적인 삶에 더 익숙해진 한 사나이의 이야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대량 해고가 속출,
누군가를 깔끔하게 회사에서 내보내야 하는 자본주의의 칼 끝자락에 서있는 해고 전문가의 이야기이다.
그의 대부분의 생활은 공항과 비행기 그리고 호텔에서 이루어진다.
그의 꿈은 비행으로 마일리지를 모아 플래티늄 회원이 되는 것, 그리하여 기장과 함께 비행을 하게되는 영광을 누리는 것, 이외에 딱히 드러난 것은 없다. 자본이 주는 안락함과 그 자본이 주는 허상에 최첨단으로 길들여져 있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는 생활을 사는데 익숙해져 버린 이 남자가
어느 날, 신참사원이 제안한 기획으로 인해
그간 익숙했던 삶의 뿌리가 흔들리게 되는 위협을 맞게 되다.
조지 클루니가 연기하는 인물,
빙햄의 생활방식은,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겠지만
요즘 자본주의의 첨단을 달리는 우리네 삶의 행동방식과 거의 흡사하다.
현재 미혼이고(결혼할 생각도 없고) 전 미국을 돌아다니며 컨설팅를 해주는 그에게 있어 집이란 그냥 하룻밤 묵어가는 호텔과 다를 바 없고,
그에게 있어 가족이란 본사에 돌아올때 가끔씩 보게 되는 동료나 혹은 아주 가끔 집으로 돌아왔을 때 보게되는 이웃과 별 다를바 없는 존재들이다.
오히려 그는 과거에 익숙한 것들보다는 현재 그의 삶의 방식에 너무나도 훌륭하게 적응하고
그 삶을 마음껏 즐기고 있는 것이다.
이런한 빙햄의 삶의 방식은 현대인에게도 똑같이 적용되어 부지불식간에 서서히 물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복잡한 것보다는 자본이 주는 안락함과 편리함에 젖어 들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직접 쇼핑을 하기보다는 인터넷이나 홈 쇼핑을 즐기고,
직접 대화하기보다는 카카오톡 등의 sns로 소통을 하고,
스마트 폰을 통해 각양 각색의 시간을 보내는 요즘의 사람들은
어떻게 보면 영화 속 인물 빙햄과 닮아 있는 것이다.
이런 빙햄이라는 인물에서 우리가 구수한 인간미를 엿볼수 없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가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 은 사람과의 친밀한 소통을 막고 업무중심(쓸데없는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없이 필요한 일만 소통하는)으로 흐르게 한다.
그가 하는 업무는 어떤가?
해고전문가...
그가 마주하는 사람들은 가장 예민하며 공포와 두려움 앞에 서있는 해고를 당하게 되는 사람들이다.
만약 그들에게 빙햄이 인간적인 면모와 그들에 대한 동정를 드러낸다면 깔끔한 해고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그가 처한 아니 우리가 처한 자본주의 깔끝의 어쩔수 없는 현실이다.
그는 이러한 삶에 아주 훌륭히 잘 적응해 나가고 있었다. 아무런 문제없이... 하지만 이런 빙햄앞에 신참내기 여사원은 회사의 비용절감을 위해 아주 훌륭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그것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빙햄은 더이상 비행기를 타지 않고도, 더이상 호텔에 묵지 않고도,
화상으로 해고통지를 하게 되고 이는 회사로 볼때 엄청난 비용절감되는 것이다.
이런 변화를 감지하자 빙햄은 방어기재를 작동하며
즉시, 이러한 화상 해고통지가 비인간적임을 지적을 한다.
적어도 해고를 할때엔 직접 대면을 하고 알리는 것이 바람직하고 인간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자본주의의 깔 끝에서서 그가 이전까지 해오던 방식은 과연 인간적이었던가?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신출내기 여사원은 그보다 훨씬더 자본주의적인 인물인 것이다.
하지만... 이 나이 어린 여직원의 속내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녀는 회사를 위해 어쩌면 냉정하기 짝이없는 제안을 했지만... 빙햄과 직접 해고통지를 하는 실습을 겪으며, 이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깨닫게 되고, 설상가상으로 남자친구가 그녀를 떠나게 되자... 속절없이 무너지고..
결국, 그녀는 빙햄의 회사를 떠나게 된다.
빙햄은 이런 일련의 과정 즉, 신참사원과 부대끼면서, 또 우연히 공항에서 만나 섹스파트너에게 정을 주면서, 주인공 빙햄은 조금씩 자기의 삶이 뭔가 빠져 있다는 것 느끼게 된다.
그리고 자신에게서 사라져 버린 무엇인가를 찾기위해 이전까지과는 다른 행동을 보인다.
그의 여동생의 결혼식에 참석하고
그의 이전까지는 섹스파트너에 불과했던 이성을 보기위해 충동적으로 시카고를 향해 날아간다.
자! 과연 주인공 빙햄은 그에게서 잃어버린 것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이 영화 인디에어는 종반에 살짝 끼워져 있는 반전이 좋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그가 얻은 것(플레티늄 카드와 마일리지)이 생에 있어 모든 것이 아님을 깨닫고 -사실 영화 속에서 보이는 그의 목표달성은 허무하기까지 하다-
또한 잃어버린 것이 현재 그의 생활보다 중요할 수도 있다는 것은 아닐까?
우리에게서 사라지는 것을 찾아서.. IN THE AIR 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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