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박웅현
132P ~ 134P <견공의 삶에 대한 태도>
그때 마지막 질문이 "박CD님은 계획이 뭡니까?"였습니다.
저는 "없습니다. 개처럼 삽니다"라고 대답했어요. 부연 설명을 부탁해서 "개는 밥을 먹으면서 어제의 공놀이를 후회하지 않고 잠을 자면서 내일의 꼬리치기를 미리 걱정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죠.
저도 개를 길러봐서 아주 잘 압니다.
-중략-
그때 보면 핥는 일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인 것처럼 최선을 다해요. 그리고 밥을 주면, 이 세상에서 밥을 처음 먹어보는 것처럼 먹죠. 잠 잘 때도 보면, '아, 아까 주인이 왔을 때 꼬리쳤던 게 좀 아쉬운데 어쩌지?' 그런 고민은 추호도 없어요. 그냥 잡니다. 공놀이를 할 때는 그 공이 우주예요. 하나하나를 온전하게 즐기면서 집중하죠.
밀란 쿤데라도 똑같은 걸 느꼈는데,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카레닌이라는 개를 이야기하면서 '개들은 원형의 시간을 살고 있다. 행복은 원형의 시간 속에 있다'라는 말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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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들은 잘 때 죽은 듯 잡니다. 눈을 뜨면 해가 떠있는 사실에 놀라요. 밥을 먹을 때에는 '세상에나! 나에게 밥이 있다니!'하고 먹습니다. 산책을 나가면 온 세상을 가진 듯 뛰어다녀요. 그리고 집에 돌아오면 다시 자요. 그리고 다시 눈을 뜨죠. '우와, 해가 떠 있어!' 다시 놀라는 겁니다. 그 원형의 시간 속에서 행복을 보는 겁니다. 순간에 집중하면서 사는 개, 개처럼 살자. 'Seize the Moment, Carpe diem(순간을 잡아라, 현재를 즐겨라)'의 박웅현 식 표현이자, 제 삶의 목표입니다.
Seize the Moment, Carpe diem. 이말은 '현재를 살아라. 순간의 쾌락을 즐겨라'가 아니라 순간에 최선을 다하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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