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이상국
출판 웅진지식하우스
도연명의 귀거래사 중에서
48p
상전의 방문에 갖춰야 하는 예절에 마음이 뒤틀렸다. "다섯 말의 쌀 때문에 향리의 소인배에게 허리를 굽힐 수 없다."
그는 오만에 찬 이 말을 남기고 사표를 쓴 뒤 <귀거래사>를 불렀다.
"자 돌아가자. 전원이 장차 황폐해지려 하는데 어찌 돌아가지 않으리오. 이미 스스로 마음이 몸의 종노릇을 하니 어찌 근심하여 슬퍼하고 만 있으랴. 지나간 일은 바꿀 수 없음을 깨달았지만 앞으로 올 일은 바로 잡을 수 있음을 알았다.
실로 길은 헤매되 그 아직 멀지 않았나니, 지금은 옳으나 어제는 틀렸음을 깨달았다."
이 호쾌한 사표를 썼을 때 그의 나이 마흔한 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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