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연휴,
큰마음 먹었다. (아이와 극장간다는 것은 나로써는 모험이다)
26개월 된 아이를 데리고 아내와 극장으로 간다..
극장 앞에서 놀란다...
성룡주연 영화 한편을 제외하면 모두 한국영화..(우리 영화의 힘이 대단한 걸)
이중 선택한 것은
처음부터 맘먹고 갔던 박중훈 안성기 주연, 감독 이준익 "라디오 스타"
이 영화는 걸작이나 명작의 반열에 오를 그런 작품은 아니다.
이러한 영화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뻔한 스토리 라인과 안정된 코드 몇개를 집어 넣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디오 스타'는 잔잔한 감동과 소소한 재미를 준다고 말할 수 있겠다.
잔잔한 감동이라...
이는 퇴물 가수 박중훈과 퇴물 메니져 안성기 사이에서,
박중훈과 전화통화를 하는 영월 청취자들의 사연에서..
눈물을 흘렸다.(내가 원래 눈물이 많은 족속이다. 뻔한 스토리 라인 인데도.. )
소소한 재미라..
나는 극장을 빠져나오며 영화 "접속"을 떠올렸다.
'접속'은 중간 중간 나오는 에피소드들이 전체 영화에 잘 녹아들어 있다..
자칫, 무겁게 흐를 수 있는 주제이지만, 몇개의 씬들은 작은 웃음을 주는데...
전체 흐름을 방해하지않고 시너지를 낸다...
(예를 들면, 지하철 말더듬이 씬, 한석규와 전도현의 홈쇼핑 대화 등)
근데.. 이 영화 '라디오 스타'가 그랬다..
이 라디오 스타의 에피소드들은 전체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며 영화의 주제를 상승 시키는 역할을 한다.
다방레지, 고스톱 할머니들, 중국집 배달부, 꽃집 노총각의 사연 등이 그렇다.
심지어 자칫 억지가 될수있는 까메오들의 출연(임백천, 김장훈, 노브레인)도 영화의 흐름을 방해하진 안는다.
뻔하고 안정된 스토리에, 뻔한 감동이지만,
이를 예쁘게 포장하고 있는 에피소드들은
이 영화를 뻔할 뻔짜의 영화가 아니라
잘 만들어진, 잘 다듬어진, 믿음직한 영화로 거듭나게 했다.
나는 이게 '라디오 스타'가 지니고있는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접속"이 그렇했던 것처럼
이 영화가 야금야금 관객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입소문이 퍼지기 까지 약간의 시간만 준다면
긴 파장이 이어지리라 !!
이 영화를 끄는 힘은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탄탄하고 꼼꼼한 시나리오(재미와 감동이 어울어지게 하는)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안성기와 박중훈 두 주연의 연기도 볼만하다...
여기서 안성기는 선이 굵은 역할이 아니다.. 가볍고 인간적이다..
그러나 그는 흐름에 충실했다.. (80점 정도 주고 싶다)
또다른 주연 박중훈의 연기는 참 볼만하다..
고집센 퇴물 스타의 연기를 아주 잘했다..(90점 주고 싶다)
후반부에 집나간 아버지에게 돌아오라고 하는 장면과
그가 메니져 안성기에게 다시 돌아오라고 하는 장면에서
나는 그만 울음을 참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우와! 저렇게 잘 할 수가!! 라는 감탄사는 나오지 않는다..
사실 이 영화의 모든 케릭터들은 연기가 뛰어 날수가 없다.
튀지 않고 전체에 흐름에 묻혀 가는게 이 영화에서는 연기를 잘 한거라 생각한다.
뿐만아니라 조연들 사람냄새 나는 코믹한 연기도 볼만하다.
라디오 스타는 아직 "타자"처럼 확실한 인기몰이를 하고 있진 않지만
조금만 기다려라 이 영화의 숨은 길~고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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