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국제영화제에서 본 영화, 이정범 감독? 신인감독인가 보네
열혈남아... 무슨 왕가위감독의 영화제목 베낀건가?
하긴 그거 원래 제목이 "몽콕하문" 이었지..
영화 내용은 제목과 꼭 들어 맞는 건 아닌데.. 그냥 호기심 유발용 제목아니겠는가?
관객과 대화에서 감독은 열혈남아를 다시 만들생각도 했다니까..
그만큼 왕가위를 좋아 했기에 제목을 이렇게 정했을 수도 있겠다.
어쨌든 감독이 제목을 정하고 설경구가 이 제목으로 가자고 했다나?
내용을 보자면 행님! 하는 조폭영화인데,
주제의식을 보면 조폭영화라기 보다는 오히려 가족에 대한 영화라고 할 수 도 있겠다.
친구와 작업 한번 잘못하는 바람에 소년원 동기인 친구를 잃고
복수의 칼날을 가는 외톨이 조폭, 막나가는 설경구...
잘나가던 태권도 선수였지만 국가대표선발에서 더럽게 탈락한,
더군다나 어머니의 입원으로 돈이 필요하게 되자 조폭계에 입문한 조한성..
이 조한성이 처음맡은 임무가 성질 더러운 설경구 형님과 함께 하라는 명....
이들은 복수의 칼을 꽂기위해 상대의 고향, 벌교로 내려가고,
휑뎅그렁한 국밥집을 하는 상대의 엄마 나문희를 만나게 되면서 스토리는 깊어진다..
자 이제, 배우들을 한번 들여다 보자..
설경구의 조폭연기는 볼 만하다.. 원래 이 치가 연기 하나는 끝내주지 않던가... 나무랄 때가 없다..
다만 이제 그의 이런 성격파 연기는 그만 보고 싶다...
영화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에서처럼 그런 부드러운 역할도 보여줬음 좋겠다..
오아시스와 박하사탕에서 보여준 연기로도 이미 설경구의 연기를 다 말하기엔 충분하다..
나문희의 국밥집 어머니 연기도 볼만하다... 이 분도 참 연기 잘 한다...
근데.. 영화가 끝나고 관객들과의 대화에서 어느 관객은 벌교라는 촌에서 국밥집 하는 인물을 고려할 때
나문희의 연기는 젊잖고 지적이라고 지적했다... 그 사람의 말이 맞다..
감독은 이 날카로운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오래 세상을 살아낸 사람의 "인생의 지혜"가 아니겠는가 라고 대답했다...
이 말도 일리가 있는 것이다.. 영화의 등장인물은 하나의 캐릭터가 아니겠는가...
실제라면 세상의 이치를 잘 알고 있는 듯한 그런 연기가 나오기 힘들었겠지만... 이건 영화..잖아..
어디까지나 영화는 영화니까? 이렇게 생각해보면... 캐릭터 설정의 착오에 대한 대답은 될 것이다.
하지만 연기만 놓고 보자면 참 잘했다..
다만 나문희 선생님도 어느 관객이 지적한 것처럼 "어머니 3부작" (주먹이 운다, 너는 내 운명, 열혈남아)
에서의 어머니 연기는 이제 그만 보고 싶다.. 개인적으로 차리리 좀 파격적인 연기를 보여주면 좋겠다..
조한성의 연기 또한 무리는 없다..
하지만 조한성 캐릭터가 좀 생뚱 맞다.. 그리고 캐릭터 비중이 약하다..
마지막에 설경구를 찔러 죽이는 중요한 역할인데... 어떻게 보면 이 캐릭터가 사실상의 주인공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조한성의 캐릭터는 비중이 좀 떨어지고, 전체 줄거리에 비추어 볼 때,
개연성이 좀 떨어진다고나 할까...
연기는 어느정도 볼만한데 비해 캐릭터가 약하다는 말이다..
극중에서 뭔가 카리스마가 있을 것 같다는 걸 암시하지만
처음 살인을 저지르고 괴로워 울부짓는, 어쩌면 인간다운, 나약한 캐릭터이다..
전체적으로 평하자면
열혈남아는 주제의식을 갖추고 있지만 대중성과 결합하려다 보니까... 뭔가 엉성하게 역겨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렇다고 이 영화 욕하는게 아니다.. 이 영화 좋다..
하지만 감독에게 좀 더 바란다.
짜임새가 약하다..
이 감독의 내면이 또렷하게 표출되는 다음 영화를 기대한다..
영화 잘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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