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바토르 달리는 내게 위대함과 웃음을 동시에 선사했다..
분명 달리는 우스꽝스러운 사람이었다.
미술관 입구에서 살바토르 달리의 바로 이 그림을 만나고 한참을 넋을 빼고 들여 다 보았다.
지는 강렬했었다. 예전에 고등학교 미술교과서에서 ‘기억의 초상’이라는 달리의 대표적인 작품을
보며 이 달리라는 사람은 참으로 독특한 생각을 사람이 겠구나 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제 직접 달리와 마주하게 되었다.
평소 달리라는 화가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이 작품을 보자 마자 살바토르 달리라는 작가가
마음에 꽉 박혔다. 그리고 후에 로마에서 열린 달리 전시회를 찾아가게 된 게기가 되었다.
각설하고,
이 작품은 크기에서 나오는 무게 감이 묵직하게 전해왔다. 그림을 한번 들여 다 보면 흔히 알고 있
는 이야기처럼 아들의 머리 위에 놓인 사과를 화살로 꿰뚫어야 하는 아버지의 고민은 아닌듯하다.
대신 사타구니에서 엉덩이쪽으로 혹 같은 것이 길게 뻗어나와 있고 너무 긴 나머지
새총 같은 받침대에 걸쳐있다. 이게 감춰진 성적 욕망, 성기를 나타내는 것은 아닐까?
그의시선을 따라 머리에 쓴 모자는 길게 전방으로 늘어있고 또 받침대로 받쳐져 있다.
이게 여인을 향한 끝없는 욕망의 시선을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감추어진 욕망과 시선은 반대 방향으로 서로를 속이며,
길게 늘어진 욕망을 떠받치기 위해 쌍방향 모두 받침대가 있지만 어쩐지 그림은 불안하기만 하다.
시계가 늘어져있는 단상도 윌리엄 텔의 발을 깔아 뭉갤 것처럼 지면에서 떠있어 있다.
뒷 배경은 깜깜해서 더욱더 불안하게 한다. 그나마 윌리엄 텔의 자세는 안정되어있어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을 방지한다.
윌리엄 텔의 고민이란 성적 욕망을 자유롭게 표출하지 못해 앞쪽으로 나와야 할 성기가 뒤쪽으로
표출되어있는 사람의 고민이 아닐까 하는 막연한 분석을 해본다.
이 작품 앞에서 일본인이라 생각되는 예쁜 여자와 2분쯤 넋을 빼고 있었다.
미술관을 나올 때도 우연히 같이 나오게 되어 말을 걸어 보고 싶었지만 윌리엄 텔의 고민처럼 시
선만 길게 길게 늘어뜨리고 있었다.
말을 걸어 봐도 내 짧은 영어로는 통하지 않을 거란 자위를 하면서 말이다.
어쨌거나 나는 대가의 작품을 실제 보았다는 것에 약간 흥분했다.
스웨텐 스톡콜롬 현대 미술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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