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독: 김해곤 출연: 장진영 김승우 선우용녀 김상호 오달수 탁재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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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다현가 처가에 간지 3일째, 아무도 없는 집에 있노라면 슬슬 사람이 그리워 진다.
책을 볼까, 글을 쓸까, 하다가 괜실히 마음이 심란해져서 그냥 가벼운 영화 한편을 보기로 했다.
이거 재미있을가? 그냥 아무 생각없이 웃을 수 있는 영화라 싶어 빌렸다.
첫 장면부터 좀 웃긴다 싶었다... 근데.. 예상외 였다..
이 영화는 가벼움을 가장한
사랑에 대한 무거운 영화였다..
우선 배우들의 평해 보자!
영화 "소름" 이후 오랜만에 장진영의 돋보이는 연기를 보았다.
이영화로 여우주연상 탔다더니...
단란주점 아가씨역을 제대로 소화해낸듯 하다.
그리고 주목할 만한 사람은 영화 "타자"에서도 나왔던 김상호란 배우다..
조연이지만 틀에 박힌 술집 상무 역할을 개성있게 제대로 했다고 생각한다..
주연인 김승우의 연기도 무리가 없이 잘소화해낸 것 같고..
탁재훈, 오달수 등등의 기타 조연들의 튀지 않는 연기도 볼만하다.
자! 이제 영화로 들어 가 보자...
첫장면은 이렇게 시작한다.
여자 셋이 우산 하나를 쓰고 종종 걸음을 치며 식당으로 들어 선다.
마칠시간이라는 말을 무시하고 주문을 던지고,
장진영이 김승우를 향해 던지는 대사
"아저씨! 꼬시러 왔다" 고 당차게 말하고 술한잔을 내민다.
김승우가 클로즈업되고 그의 입가에서 예리한 미소가 흐른다...
슬로우 모션으로 술을 먹고는 탁자에다 내려 놓는다...
그리고 타이틀 자막이 올라 온다..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그러나 제목은 반어법일 뿐이다.. 관객을 끌어 들일려는...
영화는 처음부터 이렇게 긴장을 바짝 당기며 시작을 한다...
영운(김승우)는 갈비집? 식당집 아들로 어머니 선우용녀를 도와 배달이나 하고 홀서빙을 하는
백수 같은 인물이다.. 그 친구들도 하나같이 김승우와 비슷한 처지,
말끝마다 욕이 들어가는 그런 캐릭터들이다.
왜... 동네에서 하나쯤은 볼수 있는 그런 인물들이 떼를 지어 허구헌날 술먹고
친구들과 어울려 사는게 낙인 그런 친구들이다..
극중 장진영과 김승우는 티격태격 하면서로 서로 열렬히 사랑하는 사이다..
김승우에겐 약혼자가 있는데도.. 말이다..
그래서 김승우는 결혼을 자꾸자꾸 미루고...
결국 이야기는 김승우가 약혼자와 원하지 않는 결혼을 하면서 부터 절정으로 치닫게 된다.
남녀간에 사랑이 그러하듯이 서로를 잊어보려고 하지만 잘 안되는 거다..
영화를 보고있노라면
아! 사랑이란, 혹은 현실이란 저런 것이구나...라고 고개를 주억거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마지막 엔딩씬은 볼만하다..
영운(김승우)를 잊으려 시골 단란주점에서 의욕없이 일하고 있는 영아(장진영)...
운은 영아를 찾아 시골로 내려오고 우연히 마주친 두사람
그들은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게 될런지....
구조가 멋진 정지화면은 우리에게 긴 여운을 남기게 한다..
감독 김해곤은 시나리오까지 직접 썼는데...
이런 시나리오를 쓰려면 얼마나 공을 들였을까...
아무튼 오랜만에 수작을 보았다...
가벼운 듯 무거운 사랑영화, 만들기 쉽지 않을 거다...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