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실베스터 스탤론 |
출연 : 실베스터 스탤론, 버트 영 |
내 어린 시절,
명절이나 공휴일의 즐거움 가운데 하나가 바로 TV에서 하는 영화 보기였다.
요즘이야 캐이블채널이나 정규방송을 통해, 혹은 비디오, 디브디를 통해서도 개봉한지 얼마되지 않은
영화도 심심찮게 방영을 하지만, 내 어릴적만 하더라도 극장에서 개봉한 재미있는 영화를 다시 보는 건
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래서
명절이나 국경일 등에는 밤 9시 50분 정도에 재미있는 영화를 방영해 줬기에 그런 날 아침은 신문을 펼쳐
티브이 스케줄표 부터 확인을 하곤 했었다.
그때 보았던 영화중에 하나가 바로 너무나도 유명한 "록키"였다..
빰바밤 빰빠바 빰빠밤 빰빠바 빰빠바 빰빠바밤
빠바밤--빠바밤-- 빠라바밤 바밤-- 빠빠바밥바 빠바밤---
아직도 이 음악을 흥얼거리거나, 듣게 된다면 가슴이 뛰는 것이다.
록키 시리스 6편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접했을 때, 난 약간 흥분한 상태였다.
당장이라도 극장으로 달려가고픈 맘이 한가득 들어앉아 당최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설연휴에는 시간을 빼기가 힘들었고...그러다가 마침내 이런저런 이유로
토요일 밤, 혼자서 극장으로 찾아 들었다.
우선 록키 발보아를 이야기하기 전에 록키를 이야기 해야 할 것 같다..
록키 시리즈는 '실베스타 스텔론'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스텔론의 영화라는 것이다.
오ㅐ그런가!
무명 배우였던 스텔론은 "록키1" 의 시나리오를 그 자신이 직접썼고.. 여기에 그치지 않고 주연까지 덥썩
따낸 것이다.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그래서인지 록키1을 들여다 보면 뒷골목을 전전긍긍하는 권투선수겸 해결사가
우연찮게 날아든 기회를 잡아 성공을 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어째..스텔론 자신과 비슷하지 않은가?
지금도 록키는 내겐 정말 대단한, 멋진, 쿨한 영화로 기억된다...
그만큼 시나리오가 탄탄했고(소설책으로도 나왔다)
음악...도 뛰어났고...스토리 또한 감동적이다.. 물론, 좀 전형적, 그러니까..
뻔할 뻔짜의 영화라고도 할수 있지만 이 영화가 70년대에 나왔다는 것을 감안해본다면 이런 단점은
썩 물러가 버릴 것이다.
자자.. 각설하고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록키 발보아"는 주인공 록키의 풀내임이다..
이 영화는 록키시리즈 회고전라고 말하고 싶다.
그 중에서도 특히, 록키1으로의 복귀라고 말 할 수 있다. 각본 감독 주연까지 스텔론이 다했다..
시나리오 면에서 보자면 이 영화는 정말 뻔한 영화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간 록키시리즈를 사랑했던 나 같은 팬들에게는 이것은 아무 상관이 없을 듯 하다.
록키시리즈를 사랑했던 사람, 특히 록키1을 사랑했던 사람이라면
이 영화에 숨겨진 과거를 추리해나가는 재미 또한 쏠쏠할 것이라 확신한다.
초반씬에 등장하는 록키의 집에 있는 어항 속 거북이.....
록키1에서 록키가 그의 아내에게 첫 데이트에서 주었던 선물인 것이다..
이외에도 아내를 회상하며 프래쉬 백 화면을 쓰고 있는데... 스케이트장 회상, 옛집의 방문
그리고 록키1에서 그에게 욕을 해대던 여자 아이가 있었는데.. 그녀가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되어
다시 등장을 하는 등등의
장면은 스텔론 자신이 시나리오를 쓴 록키1을 위한 회고인 것이다.
이는 록키1을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재미인 것이다.
록키5에서 그의 처남 버트영이 사업을 한답시고 그의 재산을 다 말아 먹고, 다시 필라델피아 뒷골목에서
권투 체육관을 차려 제자를 길러내었던 록키는
제자에게 배신당하고 마지막씬에서 티브이 생중계로
제자와 스트리트 파이터를 펼쳤던 록키...
나는 이 록키5 가 록키시리즈의 마지막인줄 알았다.. 그도 그럴 것이 록키5의 엔팅에서
록키시리즈의 무수히 많은 스틸 컷을 담아 내고 있었는데.. 정말 록키의 마무리를 짓는 듯했다..
하지만 스텔론은 록키를 한번더 살려냈다...
그는 이제 어엿한 제법 규모가 있는 이탈리아 식당을 운영하는 비지니스 맨이 되었다.
옛 무용담을 손님들에게 들려주면서
그러나 그의 곁에서 늘 함께 했던 에드리안은 암으로 사망을 했고... 그의 노년은 좀 쓸쓸해 보인다.
하지만 아직 그에게도 속에서 살아 꿈틀거리는 열정은 남아 있었으니..
록키 발보아는 스텔론이 록키에게 하나의 신화성을 부여하고자 한 것 같다..
이제 늙어버린 전설의 복서의 부활...
하지만 그것을 표현해 내는 것은 좀 부족했다..
정확하게 말해 흡입력이 좀 떨어지는 느낌은 어쩔 수 없었다.
특히, 좀더 감동있게 만들었으면 좋았을 트레이닝 장면이 너무 간략하게 흘러가버린 듯하고
또한 좀복싱 경기장면 가볍게 지나쳤다.. 좀더 에너지를 폭발적으로 가져 갔을 수는 없었던 것일까...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나와 같은 메니아, 혹은 록키에 대한 추억을 곱씹을 연배라면 이런 점은 별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예의 록키의 웅얼거리는 듯, 좀 멍청하게 느릿느릿한 대사 처리는 나를 향해 반갑게 달려들었다.
나는 '록키 발보아'를 보며 뛰어난 영화나 휼륭한 영화다 라고는 말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 영화를 보며 나는 실베스타 스텔론이 존경스럽기 까지 했다. 혼자서 각본, 감독, 주연까지..해냈다..
그의 나이는 이제 60이 넘었다..
한때, 록키, 람보, 탱고와 캐쉬, 클리프 행어 등등으로 흥행을 날리던 배우가
수년 전 언젠가 미술 전시회도 열었었고 미술 실력 또한 수준급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이제는 노년기에 접어들어 자기가 대뷰했던 영화의 시리즈를 마무리 짓기위해 다시 나섰다는 것...
이것...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나는 그토록 이 영화가 보고 싶었던 것이었다.
나도 실베스타 스텔론이나 클린트 이스트 우드처럼 숀 코네리처럼, 알파치노처럼 열정적으로 멋있게
노년을 살아가고 싶은 욕망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들처럼 노년을 제3 라운드로 인생을 다시 출발하고 싶은 것이다..
이글을 마무리 지으려는 지금!!
또다시 록키의 음악이 머리 속에 흐르고 나는 약간의 흥분과 함께
어린 시절, 심장을 쿵덕거리며 티브이 앞에서 록키를 보던 그 밤을 떠올려 본다.
그리고 나도 이제는 서서히 추억이란 것들을 뜯어 먹고 살아야 할 나이에 이른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한다.
빰빠바빰바바 빰빠바밤 빰빠바빰빠바 빰바바밤
빠바밤-- 빠바밤-- 빠바바바 바람 빠바빠바 빠라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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