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한재림
주연: 송강호, 오달수, 박지영
배우 송강호가 돼지가 우물에 빠진날에서 단역으로 나왔을 때... 당연히 난 그를 알지 못했다.
그리고 초록물고기에서 진짜 깡패처럼 나왔을 때... 우와 연기 리얼하게 하네... 하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넘버3를 보고는 우스워서 나자빠졌었다..
그리고 나는 그가 처음으로 주연을 했던 김지운 감독의 "반칙왕"을 보며
조직 속에서 직장인의 스트레스를 제대로 그리고 있다고 생각했고... 그뒤 몇 번을 더 보고 난 후
뛰어난 영화라고 단정을 지었다... 그리고 조용한 가족을 만들었던 김지운 감독에 대한 신뢰가 쌓였다.
김지운 감독은 그뒤 "장화 홍련" "달콤한 인생"등의 완성도 높은 영화를 만들게 된다.
특히 달콤한 인생은 이병헌의 연기와 김지운 감독의 시나리오의 탄탄함이 돋보이는 수작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아이고! 잘나가다가 삼천포로 빠졌다..
각설하고
송강호 주연의 반칙왕이 직장 생활의 상사에게서 받는 주인공을 코믹하게 잘 묘사했다면
영화 우아한 세계는 40대 가장의 애완을 잘 묘사한 또다른 수작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영화는 조폭이 주인공이지만 조폭영화라고 할수 가 없다. 조폭에 관한 영화가 아니라 집안의 가장을
주제로 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조폭의 중간 보스인 송강호를 통해 우리는 이 시대의 보편적인 것 같은 아버지들의 모습을 떠올릴 수있으며, 팍팍한 직장생활을 짐작해 볼수 있으리라..
샤워할 물도 제대로 안나오는 집에서
아주 멋진 집으로 이사를 하기 위해 앙간 힘을 써야하고...(내 집마련을 위해)
새로 맡은 구역을 �기지 않기 위해 발버둥 쳐야 하고...(직장 동료들과의 경쟁에서 낙오하지 않기위해)
직장에서의 스트레스와 가정에서의 스트레스...
극중 송강호는 오직 딸과 아내를 위해, 돈을 벌기 위해, 배운게 주먹질이라... 조폭일을 하지만..
아들은 캐나다로 유학을 보내고 있고, 딸은 자기도 유학 보내달라고 조르고...
그런데도 딸과 아내는 조폭이라는 송강호의 떳떳하지 못한 직업을 무시하고,
같은 일을 하고 있는 고향 친구인 오달수 만이 유일하게 그의 속내를 털어 낼수있지만...
이 친구와도 조직이 경쟁관계에 있는 지라... 의기투합하지는 못한다...
거기다가 보스의 동생은 자기가 따낸 공사를 넘기라고 협박을 하고...
그러므로
이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우리 아버지들의 서글픈 현실을 상상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감정의 증폭이다.)
영화의 제목 "우아한 세계"...는 현실에 대한 역설이다.
우아하게 가족과 친구와 동료와 함께 살아 가고 싶지만.. 전혀 우아하지 못한 냉정한 세상...
송강호가 피를 철철 흘려가며 번돈으로 아내와 딸은 캐나다로 가버리고
송강호는 대궐같은 집에서 처량하게 라면을 끓여 먹는다..
그리고 캐나다에서 도착한 비디오 테입을 틀면...
그 속에는 정말 우아한 세상을 즐기듯 행복하게 다정하게 지내고 있는 가족들의 모습이 찍혀 있다.
가장인 송강호를 제외한 가족들은 우아한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이다.
순간 송강호는 자신의 우아하지 못한 신세와 가족들 생각에
감정이 북받쳐 올라 라면 그릇을 업어 버리지만...
그는 다시 쏟아진 라면 국물을 걸레로 우아하게 닥아낸다..
이쯤되면 남자라면 이 영화에 대해 끄덕끄덕 공감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 영화를 보고 내가 바로 송강호처럼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흔들흔들거리며 괜실히 다운되지는 말자...
영화는 영화일뿐...
그럴수도 있겠다는 개연성만 잡고 나오면 되지 않을까?
자! 우리 모두 우아한 세계를 위해 오늘도 GO G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