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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不知는 當然之事

人不知而라도 不溫이면 不亦君子乎아 니라!

다른 사람이 나를 알아주지 않더라도 화내지 아니하면 군자가 아니한가?

논어 學而편에 나오는 부분이다.

과연 우리는 남이 나를 알아 주지, 챙겨 주지, 인정해 주지 않더라도.... 섭섭한 마음이 생기지 않는

참 군자인가?

글쎄 내가 아직 군자가 아닌지라... 이 말에 회의적인 부분이 있다.

물론 공자님의 이 말이 틀렸다고는 절대 생각치 않는다.

다만... 현세를 사는 우리가.. 아니 내가 그럴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회의가 들뿐인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렇게 말을 해본다.  

人不知는 當然之事(인부지는 당연지사)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요,

人不知라도 忍後,  不溫이면 當萬事成이라(인부지라도 불인 이면 당만사성)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참고, 화내지 않으면 마땅히 만사가 이루어 질것이다.

 

남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타자가 당신을 알기를 기대하지 말라.

타자는 그가 보고 싶어 하는 당신만을 볼 뿐이다. 이는 당신 또한 마찬가지인 것을...

 

 

 어제 저녁 퇴근길에 KBS 라디오 시사토론 채널에 우연히 주파수를 맞추었다.

한나라당 최고위원및 요직을 선출하기 위해 대권에 도전하는 사람 6명이 나와 토론을 벌리는 자리였다.

그 가운데 한분이 정몽준 의원에게 지금 현재 버스비가 얼마인지 아느냐고 물었다.

정몽준 의원은 당혹스러워 하며 그것은 아주 어려운 질문이라고 운을 떼며... 조심스럽게 답변을 했다.

"현재 70원 정도 하지 않나요?"     

 

순간, 나는 운전대를 부여 잡은 채  

헉! 몰라도 너무 모른다 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정몽준 의원과 나와의 괴리가 있음을 인식했다.... 최소한 나는 초등학교에 다닐때도, 그러니까 약 30년 전에 버스 요금이 70원보다는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이었다..

정몽준 의원은 몰라도 한참을 모르고 있는 것이 었다.

 

나는 지금 이 자리에서 정몽준 의원을 탓하고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그런 질문을 던진 의원이 고약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꼭 버스 요금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일까? 그건 아니었다. 굳이 알 필요가 없지 않겠는가...?

 

나는 정몽준 의원의 말도 안되는 답변을 들으며 그렇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내가 뼈저리게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해 상대도 굳이 알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 그것을 알지 못하면 뭔가 잘 못된 것인가?

 

당신이 지금 마주하고 있는 대상에 대해 과연.. 당신은 버스비 70원과 1000원 사이의 간극 만큼의 차이를 자연스레 극복하려 노력하고 있는가?

과연, 당신은 당신과 마주한 대상에 대해 70원과 1000원의 차이가 어떻게 해서 발생하는지 이해하려 해본 적이 있는가?

 

솔직히 난... 타인 보다.. 자신에 대한 관심이 많다... 아니, 어쩌면 자신에 대한 관심으로 꽉 들어 차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나 아닌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세상 누구보다 나 자신에 대한 관심이 많다...

그러므로 난 타인을 아주 많이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다만 타자에 대해 그러려니 하고 여기고 있는 것이다.

또한 남들도 나 자신을 알아줄거라 생각하지 않을 뿐더러....

나를 확실히 이해하고 있다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당신에게서 그들이 보고 싶어 하는 부분만을 도려낼 것이다.  

다만 언제 도려내 질지 모르니 항상 바르게 살지어다...^^

 

스스로도 스스로를 이해하기 바쁜 세상이다. 당신은 얼마만큼 스스로를 잘 이해하고 있고.. 통제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많은 우리의 행동들이 실은 합리적으로 설명할수 없는 미묘한 기분에 좌우되고 있지 않는가?  

 

많은 사람들은 남이 자신을 인정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자신을 이해해주고, 그래서 스스로의 존재를 인정받고.. 여기 이 땅에 존재하고 있음을 증명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욕심을 버릴지어다. 상대가 도대체 누구에게 관심을 가질 것인가?

상대 또한 인정받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고, 당신이 이해해주길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땅에서 우뚝 살아있음을 인정받고 싶은 것이다.

 

우리들 모두는 알게 모르게 이기적이다.

알든 모르든 당신은 이기적이다.

우습지만... 그러므로 나는 점점 이타적으로 변해 갈 것이다.

그것이 자신를 위하는 유일한 길일 지도 모르는 것이다.  

 

자! 오늘은 더욱 이기적이기 위해 어제보다 더 상대의 말을 귀 기울여 들을 것이다.

내가 하고 픈 말도 많고 많지만.... 나를 위해 상대에게 더욱 더 귀를 기울일 것이다.

일상사에서 상대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경청하는 행위는

그 자리에서 당신을 빛나게 할 것이다.  

 

오늘도 나는... 이기적이기 위해 이타적인 모습의 가면을 몇 번이라도 쓰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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