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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 쓰기

변화는 두렵다.

 

그간 읽었던 책에는,

변화를 두려워해서는 안되고, 그 변화를 오히려 즐길 줄 알아야 한다, 라고 수차례 쓰여져 있었다.

스스로 누차 위와 같은 이론으로 늘 철저하게 무장을 하고 있다고 자부했었다.

그러나 막상 내 자신이 변화를 맞게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

 

이곳 창녕에 온지 3년 4개월이 지났다.

그간 이곳의 환경에 철저하게 적응을 했고, 나름의 성과 또한 거두었다고 자위할 수도 있을 것이고,

한 조직의 리더로써 사원들에게 크게 부끄러운 행동을 보이지는 않은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마음 속으로는 지난 3년간 은근히 스스로의 변화를 꿈꿔왔었다.

 

하지만 변화에 대해 이론으로 철저하게 무장되고 있다하더라도 변화는 역시 두렵다는 걸 오늘 알게 되었다.

그 변화의 결과가 미지의 것일 경우에는 특히 더한 것이다.

머릿 속에 희망과 긍정의 씨앗들을 가득 채워 넣었다 하더라도

막상 내가 변화의 물결을 접하게 되었을 때, 평소 생각했던데로 당당하고, 담담하게 그 변화의 파도를 즐길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스스로를 살펴본 결과, 그렇지 않다는 걸 알았다. 

또한 미지를 향한 변화는 심리적으로 엄청난 압박(혹은 스트레스)을 가해오고 있다는 걸 알았다.

그것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상관없이... 

 

변화의 파도를 타며 그것을 즐겨라!

물론 나는 그 변화의 파도에 올라탈 것이고 또한 적극적으로 즐길 것이다.  

하지만, 심리적으로 알게 모르게 파고 드는 압박은 평상심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했다.

 

어제 며칠 전, 단장님으로 부터 전화가 왔다. 내용은 다름아닌 4월 정기 인사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아! 드디어 내가 바라던 것이 왔구나!

기쁨 반, 걱정 반으로 통화를 마치고 나니, 이런저런 걱정과 불안으로 정신이 산만해지는 걸 알수 있었다.

일에 집중이 되지 않았다.

급기야 어제는 퇴근을 하고 집에 들어서는데 머리가 무겁고 뒷골이 땡겨와 몹시 피곤했다.

영업소에는 기분 좋은 일들이 생기고, 딱히 스트레스를 받을 만한 일은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너무 피곤해서 매일하던 운동조차 하기 싫었다.

제일 경계하는 일이지만 피곤한 가운데도 멍하니 1시간 정도 텔레비전을 보고 나니 몸은 겹겹이 피곤으로 둘러 싸였다. 그리하여 책 읽는 것도 포기하고 바로 잠이 들었다.

오늘 아침에 일어 났는데, 뒷목이 뻐근한게 역시 피곤이 가시지 않은 걸 알 수 있었다.

출근을 하고, 교육을 끝내고 난 후도 역시 몸은 피곤하고 정신은 산만하고 불안했다.

 

내가 왜 이렇지...?

 

안되겠다 싶어 영업소를 나섰다.  

1시간 정도 바람이나 쐴 작정으로 드라이브를 나갔다.

운전을 하는 동안 찬찬히 마음을 들여다 보니 무의식 속에 잠겨있는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읽을 수 있었다.

겉으로는..

변화는 과감하게 받아 들이면 된다라고 생각을 하고 있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익숙해진 것과의 결별을 겁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지난 3년 4개월 간 환경에 적응에 훌륭하게 성공을 했음을 알려주는 신호인 동시에

환경 적응이 가져다주는 안락함에 길들여져, 변화에 대해 두려워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신호라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이런 생각들을 글로 표현하면 불안과 걱정으로 부터 탈출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이런 내 심정을 글로 옮겨 낸다면 다시 평상심을 찾을 것이고, 평소처럼 담담하게 마무리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더나아가 과감하게 변화의 파도에 몸을 던질 수 있겠다 싶었다.

그 결과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정말로 원하던 기회가 찾아 왔지만, 막상 그런 기회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두려움 때문에 망설이다가 자신이 적응해왔던 환경으로 돌아가고 싶은 경우가 많을 것이다.

지금의 내 심정이 바로 그렇다.

기회가 찾아 왔지만... 기존의 환경이 주는 안락함에 중독이 되어 신이 주신 소중한 기회를 되물리고 싶은 바로 그런 경우 말이다.

 

우리가 마음 속에서 변화에 대해 저어하는 순간이야 말로 기존의 틀을 과감하게 부수고

새로운 환경을 찾아 떠나야 할 바로 결정적인 순간임을 직관할 수 있었다.  

더 늦어 지게 된다면... 우리는 변화하지 않으려 발버둥을 칠게 뻔하다.

 

더 늦기 전에...

더 늦기 전에...

 

 

4월, 활짝 핀 봄 처럼, 내게도 변화의 꽃이 필 것이고

지금과는 또 다른 꽃을 구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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