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치, 우리들의
행복한 세계
지은이: 조중걸
9P
키치의 첫째 특징은 바로 기만적이라는 것인데 이는 남을 속인다는 점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속인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그러므로 '자칭' 키치라는 말은 있을 수 없다. 스스로가 자신을 키치라고 일컫는 순간 마법은 풀리고 키치라는 옷은 벗겨지는 것이다.
31P
자기 합리화가 불가능할 정도의 바보는 없다. 마찬가지로 합리화란 자기 만족을 위한 것이지 자기 개선을 위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정도로 지혜로운 사람도 없다.
중략
그러나 삶을 이만큼이나마 만족스럽게 만들어주는 것은 진리도 신앙도 통찰도 아니다. 슬픈 노릇이지만, 어리석음. 자기 만족. 자기합리화 같은 것들이 그나마 인생을 견딜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겠는가. 하지만진지한 예술은 바로 그러한 세계에 대해 이렇게 공격한다. "네가 몸담고 있는 세계는 거짓의 장막을 덮고 있고, 네가 느끼는 편안함은 기만적인 것이다.
36P
"나는 일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중략
일의 망령에 사로잡힌 도시인들은 한시도 가만있지 못한다. 그들은 공허하고 무의미한 활동욕에 사로잡혀 있으며 무엇인가 하고 있어야 한다는 초조감에 시달린다. 무위도식은 최대의 부도덕이다. 그리고 견뎌내지도 못한다. 무언가를 해야 한다. 그래야만 자기가 쓸모 있는 사람이라고 위안할 수 있고, 또 삶의 덧없음도 잊을 수 있지 않겠는가.
# 첫 장부터 심상치 않은 책입니다. 구미가 확 당기내요....
키치라... 마치 키치로 만들어진 세상은
영화 메트릭스에서 아무런 의심없이 편안하게 가상의 삶을 살던 사람들의 세상 같습니다.
키치는 기만적이지요.... 남도 스스로도 기만에 사로잡히게 만듭니다.
결국 키치가 또 하나의 키치를 구축하게 되고...
그 키치에 둘러 쌓인 세상은
마치 가상현실과도 같고, 본질은 깊은 수면아래로 가라앉아 찾을 길이 묘연하고
그 가상현실이 주는 안락합에 도취되어 사는 모습이
바로 현대인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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