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연수원에 와서 외부강사 강의를 들었다.
세종기지 윤호일 대장.
등장부터 남달랐다. 자신감 넘치는 태도와 힘이 있는 목소리..
그리고 그의 20년간의 남극 경험이 묻어나는 생생한 강의~~
와우~~ 그의 "위기 속의 리더십" 강의을 들으며
불과 몇 개월전, 내가 리더의 위치에 있을 때의 모습들이 주마간등처럼 스쳐지나 갔다.
그가 맞이한 위기에 대한 경험은 고스란히 내가 겪은 것과 본질적으론 다르지 않았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고개를 그저 끄덕끄덕 거릴 수 밖에 없었다.
아! 바로 그때 나도 그랬었구나.. 그랬구나..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윤호일 대장의 강의는 극한 상황에서 그 자신의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였기에
펄떡펄떡 살아 뛰어 가슴에 와박혔고.. 2시간 동안의 그의 열정은 듣는 이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2시간 동안의 열정이 넘치는 강의가 끝났을 때
나는 그에게 강의를 잘들었다고 인사를 건냈고 윤호일 대장은 악수를 청했다.
그의 손에서 전해오는 느낌은 생각보다 그가 강렬하기만 한사람은 아니라는 막연한 생각을 주었다.
생각보다 부드러운 사람, 그리고 진정한 윤호일 대장!
오늘도 이 연수원에서 또하나 건져간다. 고맙습니다. 우리 회사! 감사합니다. 창립자님!
아래는 윤호일 대장의 강의 중에서 깊은 울림을 남긴 말이다.
"위기가 닥쳤을 때 조직은 도무지 움직이지 않는다. 위기 속에서 조직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 리더십이다"
"위기를 맞았을 때 할 수 있는 도무지 없다. 카리스마, 지식, 서번트 리더십 도무지 통하지 않는다."
"위기는 누구든지 만나게 된다. 남극 세종기지의 대원이건, 직장인이건, 군인이건, 기업체 사장이건...
아무리 평소에 건강관리를 잘하여 튼튼한 사람도, 조심조심 위기를 살펴 피해나가는 사람도 위기를 피해갈 수는 없다"
"위기 속에서 많은 사람들은 패배의식에게 그나마 가지고 있던 능력마저도 갈아 먹히고 만다."
"왜 사람들은 절대절명의 위기상황에서 패배의식과 죽음같은 공포를 느끼는가?
위기가 닥치면 많은 사람들은 두려워하고, 짜증을 내고, 책임을 전가시키고, 결국은 그 위기에 서서히 지쳐간다.
사람들은 위기가 어서 자신에게서 떠나길 원하지만 위기는 떠나지 않는다. 위기는 위기가 원할때 그때 나간다. 결국 위기는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해야한다. 그래야 비로소 위기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다.
위기에서 빠져 나가려고 노력하면 실패한다. 위기와 함께 해야 한다.
위기는 누구에게나 떨어지게 되어있다. 위기는 당연한 것이다. 좌절과 굴욕, 배신감, 상실을 느끼며 위기와 함께 하라.. 그것이 바로 긍정의 마음이다.
위기의 본질이 몸에 스며들어 있어야 한다. 그때서야 비로소 보인다.
그제서야 마음에 위안과 자신감을 다시 얻게 되는 것이다."
리더는 낙천적인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
위기에 필요한 리더십
-힘들어도 정직(스스로의 단점을 인정하는 용기있는 태도가 바로 정직이다),
-균형감각(조직은 상대적이다. 뒤쳐진 대원도 장점을 보고 챙겨라),
-사람냄새(리더의 희생정신)
리더는 원칙과 기본을 지켜야 한다.
아르헨티나 리더의 사례---
앞이 안보이는 블리차드 속에서는 반드시 폭풍이 지나가기까지 멈추어 기다린다는 원칙을 지키지 않고 계속 전진하다가 결국...
아래내용은 위클리 비즈 인용
공포가 무서운 이유
남극기지의 아르헨티나 대원들이 귀환 도중에 폭풍설을 만났어요. 폭풍설이 오면 전진하면 안 돼요. 이게 원칙이고 기본이에요. 아르헨티나 대장은 대원들에게 전진 명령을 내렸어요. 서두르면 따뜻한 난로와 밥이 기다리고 있어요. 이런 작은 생각에 기본을 잊은 거예요. 조직을 이끈다는 책임을 망각한 거예요. 그러다 두 명이 크레바스에 빠졌어요. 악어 이빨처럼 울퉁불퉁한 V자 골짜기로 150m를 떨어졌어요. 한 명은 즉사하고 한 명은 살았어요.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요. 살아난 카를로스는 자기 발에 찬 아이젠과 즉사한 동료의 아이젠을 풀어서 팔뚝에 묶었어요. 올라가기 위해. 찍으면서 올라가다가 미끄러지고, 올라가다가 미끄러지고. 카를로스는 7시간 만에 숨졌어요. 아마추어도 버티는 시간이에요. 특수부대 출신이. 어둠과 죽음의 공포에 휩싸여 끝없이 오르다 체력이 고갈돼 다운된 거예요.
카를로스는 크레바스에서 최소 48시간을 버틸 수 있었어요. 죽은 동료의 옷은 젖지 않았어요. 동료의 배낭엔 식량도 있었어요. 본인의 체온과 식량이 떨어지면 그걸 사용하면 됐어요. 버티면서 교신을 시도할 수 있었어요. 공포를 받아들이면 됐어요. 하지만 그는 ‘당장 올라가지 못하면 죽는다’는 공포에 밀렸어요. 그게 그를 패배시킨 거예요. 패배의식이 그를 죽인 거예요. 공포가 무서운 것은 1보(步) 전진을 막기 때문이 아니에요. (살 수 있는) 현재 위치마저 갉아먹기 때문이에요.
허약한 사람은 위기 때 두려워해요. 짜증을 내요. 내 잘못이 아니라며 외면해요. 그런다고 내 앞에 있던 위기가 절로 나간 적 있습니까? 계속 내 앞에서 깔짝거려요. 절대 내가 원하는 시간에 나가질 않아요. 위기를 함께 하는 법을 배울 때 결국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거예요.
인간의 진정한 장점에 집중해야 한다.
아래내용은 위클리 비즈 인용
똘아이 대원의 변화
조직은 상대적이에요. 느린 사람이 있어요. 느리다 못해 왕따당해요. 그러면 똘아이 짓을 하게 돼 있어요. 생명줄까지 건성으로 묶는 똘아이가 있었어요. 생명줄은 아주 타이트하게 잘 엮어야 해요. 어느 날 한 대원이 똘아이와 함께 나갔다가 크레바스(crevasse·빙하의 표면에 생긴 깊은 균열)에 빠졌어요. 절벽으로 떨어지는데 똘아이가 묶은 생명줄이 풀린 거예요. 다행히 20m 아래에서 절벽이 좁아지면서 몸이 끼었어요. 살아 올라온 대원은 동물 울음소리를 내면서 피켈을 들고 똘아이를 죽이겠다고 했어요.
그렇다고 똘아이를 내보낼 곳도 없어요. 그래서 장점만 봤어요. 어느 날 폭풍이 불었어요. 밖으로 나가 고무보트를 동여매야 해요. 똘아이가 갑자기 특수복을 입고 고글을 끼고, 오버 액션을 하는 거예요. 그러다 결국 가장 늦게 나갔지만. 그래도 대원들을 불러서 칭찬했어요. “너희가 꾸물거리고 있을 때 특수복을 가장 빨리 입었다”고. 거품을 물면서 얘기했어요. 리더라서. 그 대원이 달라지기 시작해요. 눈에서 살기가 없어져요. 쿵쿵거리던 슬리퍼 소리가 스윽스윽 소리로 바뀌었어요. 경직된 몸이 풀렸다는 얘기예요.
바로 이거예요. ‘우리 대장님이 드디어 인정해줬다’는 거예요. 그런데 이게 굉장히 힘들어요. 리더십 교육도 받지만 잘 안돼요. 내 갈 길도 바쁘니까. ‘화딱지 나는데 칭찬은 무슨?’이런 생각도 들어요. 남을 인정하는 건 반복 연습이에요. 연습을 하면 피드백이 반응이 와요. 슬리퍼 소리에서도 느껴져요.
더 자세한 내용은 이전에 올린 Weekly BIZ 기사를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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