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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문장 읽기

강신주의 장자수업 2권

장자 <인간세> 당랑이야기  113p


그대는 저 사마귀를 모르지는 않겠지? 사마귀는 앞발을 사납게 치켜들고 흔들며 수레바퀴 자국에 서서 수레와 맞서려고 하네. 자신이 그 수레를 감당할 수 없음을 모르는 것이지. (…)

그대는 저 호랑이 기르는 사람을 모르지는 않겠지? 그는 감히 호랑이에게 살아 있는 동물을 먹이로 주지는 않는다네. 호랑이가 살아 있는 동물을 죽이다 드러내는 성냄 때문이지. 또 그는 감히 호랑이에게 동물을 통째 먹이로 주지는 않는다네. 호랑이가 그것을 찢어발기다 드러내는 성냄 때문이네. 호랑이 기르는 사람은 호랑이가 배고프거나 배부를 경우에 때를 맞추어 호랑이의 성냄을 조절하지. 호랑이가 인간과 유가 다른데도 자신을 기르는 사람에게 고분고분한 이유는 그 사람이 호랑이의 기질을 따랐기 때문이고, 호랑이가 자신을 기르는 사람을 물어 죽였다면 그 사람이 호랑이의 기질을 거슬렀기 때문이네.

저 말을 아끼는 사람은 광주리로 똥을 받고 대합조개 껍데기로 오줌을 받아준다네. 마침 파리나 모기가 말 등에 들러붙으려는 것을 보고 불시에 말 등을 때리면, 말은 재갈을 부수고 말을 아끼는 사람의 머리를 발로 차고 그의 가슴을 걷어차게 되네.
아끼려는 의도는 좋았지만 아끼는 방법에는 문제가 있었던 셈이네.

「인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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