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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날 수 있는 힘! 장자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자유의 소중한 의미입니다. 국가에서도, 회사에서도, 가정에서도, 심지어 우리 자신의 삶에서마저 우리는 떠날 수 있습니다. 떠나면 불행할 것 같고, 떠나면 살지 못할 것 같고, 떠나면 외로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떠나본 적 없는 불행한 영혼들의 착각입니다. 떠나서 행복할 수 있고, 떠나서 살 수 있고, 떠나서 새로운 누군가와 든든할 수 있으니까요. 물론 강박적으로 떠나야 한다는 건 아닙니다. 떠날 수도 있지만 머무는 것도 진정한 자유의 또 다른 의미니까요. 그래서 자유인의 머물기는 가치가 있는 겁니다. 억지 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머물고 싶어서 머무는 것이니까요. 자유롭게 떠나고 자유롭게 머뭅니다. 그래서 자유인의 거동은 여러 모로 유목민과 유사합니다. 유목민이 어딘가를 떠났다면 그는 그곳에서 기쁨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반면 그가 어느 곳에 머물고 있다면 그곳의 풀들이, 바람들이, 물들이, 구름들이, 그리고 석양의 장관이 그를 행복하게 했기 때문일 겁니다. 자신 이 삶의 주인일 수 있는 곳, 자신에게 충만한 삶의 뿌듯함을 안겨주는 곳에서 자유인은 머물게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일체의 불만과 투정도 없이 그냥 쿨하게 떠나버립니다.
떠날 수 있는 힘이 당장 부족해도 상관없습니다. 떠날 수 있다는 희망이나 떠나려 하는 마음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습니다.
-중략-
바깥이 존재한다는 느낌, 밝고 향기로운 곳이 벽 너머에 있다는 느낌, 지금 살고 있는 곳이 유일한 세계가 아니라는 느낌! 새가 비상하기 전에 가슴 가득 들이마시는 맑은 공기! 장자의 48가지 이야기가 그런 것으로 다가가기를 바라며 강연도 하고 글도 쓴 나날입니다. 질식할 것 같은 우리 이웃들의 삶에 숨을 쉴 여유를 찾아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야 떠날 수 있는 마음이, 나아가 떠날 수 있는 힘이 마치 새살이 돋는 것처럼 자랄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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