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by 정창욱
이 사슴은 늘 연못을 보며 “언제 보아도 아름답구나” 라고 중얼거리며 시원한 물 한 모금을 마시고 갔습니다. 이날, 사슴은 찌는 듯 날씨로 인해 시원한 호수 속으로 풍덩, 뛰어 들고픈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이런 사슴의 생각은 시원한 물 한 모금을 꿀꺽 들이키고 나자 더욱 더해져서 당장이라도 하지만 사슴은 이런 생각을 슬그머니 거두어 들였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어린 사슴은 겁이 많았는데 도무지 깊이를 알 수 없는 연못 속으로 뛰어들 용기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죠. 한참을 연못가에 서서 고민하던 사슴은 결국 물 속으로 뛰어들기를 포기하고 찌는 듯한 폭염 속으로 터덜터덜 걸어갔습니다. 한참을 걸어가던 어린 사슴은 호수를 향해 고개를 힐끗거렸는데.. 그런 슬픈 얼굴은 세상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을 겁니다. 몇 년 후, 어린 사슴은 더이상 어린 사슴이 아니라 청년 사슴이 되었고 그날도 역시 조심스럽게 물을 마시고 가는 길에 연못 한 쪽에서 목욕을 하고 있는 사슴들을 목격했습니다. 순간 이 사슴의 눈에 부러움이 가득 차 올랐습니다. 상상을 해보세요. 부러움으로 가득찬 이 사슴의 눈망울을. 왜냐하면 그 호수의 깊이는 아무도 모르지만 실제 연못의 깊이는 무릎정도 밖에 오지않는 얕은 호수일 수도 있고, 설령 호수가 아주 깊더라도 사슴은 자신이 본능적으로 헤엄을 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 처음 1분 동안은 사슴은 살기위해 몸부림치며 허우적 댈 것입니다. 하지만 그 길게 느껴지는 1분이 지나고 나면 결국 사슴은 본능을 회복하여 능숙하게 헤엄을 치게 될겁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정신의 목욕을 간절히 원하고 있고 또한 우리의 본능은 우리를 정신의 바다에서 수영을 할 수 있도록 이끌 것 입니다. 자, 그럼 이제 우리는.. 어떡해야 할까요?
호수로 뛰어들고픈 생각이 굴뚝 연기처럼 자욱하게 피어 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