왔다갔다.. 하루 왕복 120KM
그 길을 운전 하다 보면 꼭 뜨악한 장면을 목격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다름아닌 동물들의 주검들인데..
멍멍이, 야옹이, 찍찍이, 까치, 때로는 사슴등의 야생동물들까지..
혹은 봄여름 비가 내린 날, 개구리떼들 등이
아스팔트 위로 뻘건 내장을 내놓고 있다.
이런 광경을 목격할 때마다 섬뜩하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하고, 때론 약간 슬픈 감정마저도 갖게 된다.
하루
꼭 한두 구씩의 새로운 동물 시체를 발견하게 될때면 나는 당혹스럽다.
뿐만아니라 2-3일 전이나 4-5일 전의 시체들도 여전히 도로 위에 남아 있음으로
좀 과장을 해보자면 마치 전쟁터같은 느낌이라 말할 수 있다.
이런 풍광들을 매일 목격하게 되면 출근길이 유쾌하지만은 않은 것이다.
창원서 창녕 오는 국도만해도 하루 2구씩의 시체가 새롭게 목격되는 것을 미루어 짐작해볼 때
전국 시골도로의 사정또한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루에 교통사고로 숨지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대략 짐작해 보아도 100명을 넘지 못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동물들은 도대체 몇 마리나 도로위에서 비명횡사 하는 것 일까?
삼백, 오백, 1천 마리, 어쩌면 1만 마리...
이런 것에 대한 통계는 만들어 지고 있기는 할까?
죽은 지 하루가 채 안된 주검들은 몸 밖으로 튀어나온 내장때문에 끔찍한 느낌이 들게 한다....
끔찍하다는 말은 바로 이런 상황에서 쓰는 것이다.
그러나 4-5일 정도가 지난 주검들은 도로위에서 말라 비틀어 진 채 형체를 알아 볼 수가 없다..
다만 바람에 날리는 터럭과 바닥에 눌러 붙은 표피들이 쓸쓸함을 자아내고 있을 뿐이다..
얼마나 많은 자동차들이 알게모르게 그 시체 위를 넘고 넘어 갔을까?
쓸쓸함이란 이런 장면을 보고 말하는 것일 거다.
매일 도로 위에 내장을 쏟아낸 그 주검을 만날때마다 나는 핸들을 꺽기에 바쁘다.
그것들로 인해 차체가 더렵혀 질까봐.. 또 그렇게 하는 것이 비명횡사한 주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가 아닌가 하는 생각때문 일것이다.
이 순진한 동물들을 위한 대책은 없는 것일까?
언뜻 생각해보면
우리가 재정적 지원을 해서라도 해 줄수 있는 그럴 싸한 대책은 없을 것 같다...
(도로위로 동물길을 만드는 것에는 재정과 지역적 한계가 있는 것이다)
결국 운전자가 조심하는 방법외에는 답이 안나온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동물들에게로 떠넘긴다면...
갑작스럽게 찾아드는 죽음 앞에서 그들은 뾰족한 대책이 없다.
왠지 쓸쓸하게 들리지만 그들에게 좀 냉정하게 말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불빛을 향해 도로 위로 뛰어 들지 말것이며... 멸종하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들의 후손에게
무시무시한 도로 근처에는 얼씬도 못하록 하는 유전자 코드를 물려줘야 하는 방법 외에는
달리 뾰족한 수가 없는 것이다.
보이지 말라! 눈에 띄지 말고 꼭꼭 숨어라...
늦은 퇴근 길,
헤트라이트를 켜고 밤을 더듬어 갈때
느닺없이 고양이 한마리가 차 앞으로 달려 들었다.
끽! 순간 차를 멈추고 주위를 돌아 보았다...
행여, 내장을 쏟아낸채 길바닥에 쓰러져 있는 고양이를 발견하게 될까봐,
나는 차마 내릴 엄두가 나지 않았다...
고양이를 치인 것 일까? 아니면 민첩한 고양이가 아슬아슬 비켜간 것일까?
창문을 내리고 주위를 살펴보니 고양이는 보이지 않았다..
나는 창문을 올리고 서둘러, 그러나 조심스럽게 밤을 밝히며 집으로 갔다.
다음날, 그곳을 지나치는 길에 도로와 갓길을 살펴보았지만
다행이도 고양이는 눈에 띄지 않았다..
다음날도... 그 다음 날도...
고양이는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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