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친구들과의
추억은 참으로 많다...
많이도 돌아다녔다..
지리산, 주황산, 남해 금산, 또 지리산, 또 지리산, 설악산, 경포대, 송정해수욕장 그리고 송광사로...
내 나이가 추억을 곱씹을 나이는 아닌 것 같지만.. 그래도 나와 얽힌... 한 사람 한사람의 추억을
회상해보기로 한다...
기억이 흐릿한 친구들의 기억을 상기시킬겸..
우리 친구들 중 나와 제일 처음 만났던 사람은..
윤재성... 이다.
이친구는
때로는 이렇게 엽기적인 모습으로 혹은 이런 진지한 모습으로 내게 다가선다..
vs
엽기 재성 독서광?(사실 만화책이다)
어떤 모습 진짜인지....
내가 그를 처음 본것은 국민학교 4학년,
(그때 완월국민학교 4학년 3반에 윤재성, 정창욱, 박현욱은 같은 반이었다)
그와 제대로 이야기를 해본 것은... 국민학교 4학년 1학기가 끝날 무렵인가?.. 선생님의 령으로
방과 후에 단둘이 남아.... 시험지 점수를 채점하면서 부터였다..
왜 채점을 둘이서 하게 되었느냐면... 아마 둘이 시험을 제법 잘쳤기 때문이 아닌가 라고 추측된다.
안타깝지만 이것을 뒷받침 해줄만한 증거자료는 들 수 없다..
하여간 그는 나와는 달리 차분하고 왠지 귀족적인?..
한마디로 말해 있어 보이는 듯 했고.. 제법 똑똑해보였다.
그래서 이 친구를 내심 마음에 들어 했다... 어린 나이에도 뭔가 있어 보였음으로..
하여간
채점을 끝낸 우리 둘은..
함께 하교길을 걷게 된다.
이 친구는 마산 남성동이 집이 었기에 버스를 타고 가야 했고...
나는 정반대 방향인 중앙동으로 걸어서 등하교를 했었다..
근데... 이 날.. 이후 둘은 늘 함께 붙어 다녔다...
아마 산복도로인 학교앞에는 버스가 마땅치않아 경남데파트에서 타야 했는데...
나와 함께 하교를 하느라... 우리집이 있던 중앙동에서 버스를 타고 갔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친구와 함께한 하교길은 정말... 그야말로 추억의 길이 었다...
추억의 길이라고 말하는 것은 다름아닌
이름하여 "하수구 땟목 여행" 때문이었다...
뭔 말인고 하니..
마산 성막교회에서 도립의료원(현 경상대학 병원)을 따라난 담쟁이넝쿨을 따라난...
길에는 조그만 하수구를 통해 거무죽죽한 하수구물이 흐르고 있었다..
(아쉽지만 지금은 복개가 되어 더이상 하수구를 볼수는 없다.)
그 길이 약 300m-400m 정도돼었는데..
이 친구와 나는 성냥개비라든지 담배꽁초라든지 혹은 나무가지들을 하수구에다 빠뜨려 놓고
유유히 흘러가는 부유물을 따라 둘이서 나란히 내려왔었다..
이게 장애물이 없으면 쉽게 떠내려 갔겠지만
중간중간에 장애물에 걸려 성냥개비 뗏목이 걸렸다..
그럴때마다 우리는 돌맹이를 던져서 뗏목을 구출하며
매일매일 하수구 끝까지 재미있게 여행을 했었다..
그냥 걸었으면 5분도 안걸렸을 그길은 우리는 30분이상 걸었던 것같다..
무슨 이야기들을 했는지 기억나진 안지만.... 지금 생각하면 아마도 유치한 상상들이 었을 게다...
아무튼 재성이는 나와 그 학기 내내 나와 함께 하교를 했더랬다...
그리고 버스를 타고 자기집으로 돌아가곤 했다.
우리집에도 두어번 들렸던 것으로 기억된다. 우리 엄마도 기억을 하고 있다.
지금 생각해봐도 재성이와의 그 추억은 입가에 빙그레 웃음을 짓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참 희안한 것은
그렇게 친했는 것 같았는데... 5학년이 되고, 6학년이 되면서 재성이는 조금씩 잊혀졌던 것이다..
그리고 중학교를 들어가서는 학교가 달라 아주 우연히 마주치는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만나질 못했다.. 재성이는 동중 나는 창신 거리상으로 가까워서 우연히 마주친 일 들은
몇번있었다..
버스 정류장에서, 강남 독서실에서,
그럴때마다 내 느낌은
옛날에 친했는데... 지금은 왠지 서먹한 관계,
도무지 지나버린 시간의 길에에 대한 관계의 회복은 쉽지 않았다.
그리고 고등학교를 들어가고... 얼굴을 못보고... 대학을 들어가고.. 얼굴을 못보다가
재성이와 같은 대학에 다녔던 현욱이로부터 지나가는 쪼로.. 재성이 이야기를 들었다..
이야기를 듣는 순간 무지하게 반가웠다...
그러나 이야기를 듣고부터 재성이를 만나는데는 1년이나 2년정도 걸린 것 같다.
아마 재성이를 다시 만나게 된것이... 군대를 제대하고 대학교 3학년 겨울로 기억된다...
재성이가 지헌이와 현욱이가 살고 있던 미아리 자취방으로 방문하면서 다시 보게 되었다..
하지만 그간의 시간은 우리를 좀 서먹 서먹하게 만들었 것 같다..
지금은..
뭐... 다시 좋은 친구...
엽기적인 재성과 진지한 재성
양쪽 모두 내가 아는 재성의 모습이다...
재성아 그게 몇년전 이야기인 줄 아니?
벌서 23년 전 이야기로구나!
제법 오래 묵었지?
다음 시리즈 편지는 그다음 오래된 친구 박현욱으로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