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친구,
그 옛날 어느 점,
그 한 점에서 우리는 어긋났었다.
그리고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지금, 그 언저리가 어디쯤인지
도무지 꼬집어 낼 수도 없거니와
설령 그 순간을 잡아 올린다 해도
자욱한 시간의 강이 너와 나를 엉클어 놓고
서로의 손짓은 한참이나 엇갈려 있을 것이 분명하다.
그리하여
'우리는' '너 와 나'로
그렇게 길을 걷고 있는 중
아쉽기는 했지만 후회할 것도 딱히 없는
갈림길로부터
안개는 때때로 피었다가 걷히고
그저
암묵 속에 묻어 지내다가
어느 햇살 따스한 봄날
드물게 떠올릴지도 모를 희미한 추억들
새삼 생각해보면
그 시절 그러니까 우리는
서툴게나마 그렇게 틀림없는 연인이었다.
지금은 비록 너와 나로 풀어진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일지라도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