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무정
아무 것도, 아무 것도 모른 채
저 만치 떠내려가는 내 일부를 아쉬워해 봐도
무심한 파도는 짹깍짹깍
날 밀고 나간다
물결 휘청거릴 때마다 부스러기들은 점점이
심연으로 떨어지고
앙상한 뼈마저도
마침내 씻겨질 운명이여
잔잔하다가도 일순간 높이 일렁거리고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온순한 양이 되기도 하는 법은 세상이치라
그간 전리품 모두는 파도 속에 귀속되니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조각을 맞추려 애쓰지 말지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은 나를 한숨두숨 밀고 나가신다.
무정한 파도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