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름지기 세상 일은 예측 가능한 영역과 예측 불가능한 영역으로 이루어져 있다.
뭐 뻔한 이야기지만
살다 보면 어느 정도 짐작이 되며, 앞으로의 상황이 예상되는 일들과 어디서부터, 어떻게, 왜, 일어났는지 도무지 짐작조차 하기 힘든 당혹스러운 일들과도 맞닥 뜨리게 되는 것이다.
비록 예측이 가능한 사건들이라 할지라도 언제 어디서 그리고 어떻게 시작되는지와 사건의 디테일한 영역까지 모두 알기란 불가능한 일이다.(미래에 일어날 사건을 알고 있다는 것은 신의 영역이지 않은가?)
그러므로 넓은 의미에서 삶은 도무지 예측 불가능하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대해 끊임없이 예측하려 노력을 하는 것은 아마도 인간이 가진 특성이 아닐까 한다.
날씨, 주가, 부동산, 혹은 미래 산업의 예측, 동북아 정세, 남북관계,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환경의 미래 등의 거시적인 것에서부터 오늘 만날 고객의 예상 질문이나 영화나 드라마의 다음 전개 상황, 앞으로 벌어질 자신의 미래(철학관, 점집, 타로 등의 통해)와 약속 장소까지의 도착 예상시간, 배달 앱으로 주문한 음식이 도착하기까지 남은 시간 등의 사소한 영역까지 예상을 하고 편차를 줄이기 위해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런 예측 결과의 편차 정도가 심하지 않을 수록 우리는 내심 스스로의 예측 판단이 맞았음을 확인하며 꽤나 만족하며 흐뭇한 기분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당신의 예측이 잘 들어 맞았다 한들 디테일은 인간을 벋어 난 신의 영역에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는 것이 바로 겸손이며, 지혜이며, 순리를 따르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끊임없이 앞을 내다보려 하지만 실상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운명이며,
한사코 세상이나 타인을 예측하려 애쓰지만 잠시 뒤 벌어질 자신의 행동조차 짐작할 수 없는 그런 아이러니한 존재가
바로 나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인정하는 수 밖에는.
더 나아가서 이런 불확실한 세상에서 아직까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감사한 일이다,라고 자주 되뇌는 수 밖에는.
따지고 보면 사실 이 글도 애시당초 쓸 생각은 없었는데 이렇게 쓰고 있고 (예측 불가능)
대충 어떻게 어떻게 마무리 지으려 생각하고 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서둘러 이렇게 끝을 맺어 버리는
황망함이란....
그래도 그래도... 어떻게 든 되겠지. 뭐라도 되겠지.
* 인간이란 예측 불가능의 세상 속에서 늘 예측을 하려는 존재,
그러기에 인간은 때로는 위대하며 때로는 끝없이 멍청하다.
- 난척선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