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제11회 부산국제영화제에 갔다..
올해로 10번째 방문이다.
99년 배낭여행으로 인해 못간 것을 제외하면 모두 가보았다는 말이다.
뭐 이걸 자랑삼아 이야기 하려는 건 아니고..
그만큼 평소 영화에 대한 열정이 많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은 거다.
이번에도 평소처럼 홀로 영화를 보았는데..
저녁이 되자.. 황량한 기분이 휘감겨 왔다..
이런 기분 정도는 어느정도 익숙한 터라.. 그러려니 하고 생각했는데..
아내와 딸 생각이 자꾸 드는거다.. 아! 이런...
그 순간 다음 영화를 봐야 겠다는 생각이 아주 사라졌다.
남은 표를 자원봉사자들에게 주며 "필요한 사람 주세요" 했다.
생각해보면 예전엔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내 꿈과 관련된 것이 었는데..
지금은 이런 꿈들 보다 최우선 순위는
바로 "내 가족" 이다.
영원한 1순위 "가족"
가족을 떠나 홀로 한나절을 보내고 나니
불안하고, 황량하고, 그리운 감정들이 가족을 쫓아 간다.
예전에 나는
고집세고(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나밖에 모르고(지금도 마찬가지지만)
하고 싶은 건 해야 했다..
나이를 먹어갈 수록 고집은 약해지는 것 같다.. 세상에 유들해지는 것 같다.
이것의 원인 중 가장 큰 덩어리는
"스스로 일군 가족" 일 것이다.
가족은 자신을 좀 더 나은(사회 지향적이라고 나 할까?) 방향으로, 혹은 성숙한 나로 이끌어 간다.
돌아 오는 버스 안에서 아내와 문자를 주고 받았다..
그래도 뭔가 한구석이 비어있는 것 같아서
아이와 같이 찍은 사진을 전송해 달라 했다..
활짝 웃고 있는 아내와 아이를 보자,
마음이 조금씩 차오르며 푸근해져 오는 것이다.
나이를 먹는 다는 것은?
어쩌면 가족과 함께 세상을 살아 내는 것은 아닐까..
웬지 "가족을 위한 희생"이라고 말하는 것은 이상하게 들린다.
가족과 자신은 동일함로 희생은 없는 것이다..
가족을 위한 일이 곧 자신을 위한 일이 아닌가?
이런 기특한 생각을 하다니...
생각이 행동을 만드다고 했으니 이후부턴 행동 또한 기특하게 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창녕에서 창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