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이 좀 성격이 급하다 하는데..
이거 어느정도 맞는 말이다.
나같이 평범한 사람들은 무슨 일이든 전체를 놓고 디자인 하기를 싫어 한다...
무슨 말인고 하니, 구체적이고 치밀하게 생각하기 보다는 그냥 대충 생각하고 일단 부딪혀 보는거다...
내게서 계획이란, 일단 실패의 다른 이름과도 같다고 느껴질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무슨 말이냐면
우리는 국민학교때 이미 실패를 맛봤다.. 여름방학 겨울방학이면 방학 시간계획표를 거창하게 세웠다..
그리고 거창하게 세운 계획들은 그야말로 3일 천하로 막을 내렸다.
이짓을 일년에 두번 6년을 반복하고 그것도 모자라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쳐오며 수차례 반복된 실패를
맛 보았다..
아! 이 얼마나 좋지 못한 습관이었던가!
이게 모두 "조급한 성미"와 연관되지 않나싶다...
무슨 일을 하든 당장에 달콤한 결과 몇개는 맛을 봐야만 직성이 풀린다.
그렇지 못하다면 내 계획은 벗꽃처럼 흩날려 버리고 마는 것이다.
욕심내지 않고 차근차근 소박한 계획을 실천하기 보다는 뭔가 거창한 계획을 세워두고 한두번에 결과를
얻으려 하니까, 당연히 몸과 마음이 과부하가 걸리고 이내 고장을 일으킨다..
이게 평범한 사람의 예정된 계획실패일 것이다.
계획을 위한 계획...은 이제 그만!
나는 하루하루 10분 혹은 30분이란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고 있다.
수영을 하면서 단순하고 무식하고 지속적으로 하는 단무지 정책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닮을 수
있었다..
이런 시간들이 쌓이면 무섭다.. 이게 쌓여서 한사람의 내공은 깊어진다..
근데 알면서도 잘 안 된다... 우직하지도 못하고 조급하기만한 성질 때문이리라..
다른 사람들에게 재무설계를 해주면서 오히려 내 자신이 많은 걸 배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분 설계도를 그리는데는 강하지만, 전체적인 조감도를 놓고 차근차근 구체적으로
들어가는 넓은 연역적 사고가 부족하다는 걸.. 알게된다...이 또한 조급한 성질에서 기인하는 것은 아닐까
한다.
흔히 인생은 마라톤이라고도, 혹은 산을 오르는 일과 같다고도 한다...
패이스를 조절해서 가야 한다는 말이다...
마라톤이 뭐든가... 42.195킬로미터를 부분 부분으로 나누어 페이스 조절을 하고
끝까지 뛰어서 결승점에 골인하는 일이다..
우린 인생의 결승점은 어딜까 생각해보면.. 사람에 따라 다양한 결승점이 나오겠지만...
그 중 시간이라는 관점에서만 본다면, 누구든 결국 노인이 되어 죽는 다는 거다..
극단적으로 말해보면 "죽을 때 멋지게? 잘 죽으면 그게 최고의 인생이 아닌가 한다.."
조금 더 당겨보자면 "노후"라는 것이 결승선이 될 수 도 있다..
쉽게 말해 한 30년 후에는 우리 친구들이 노후를 맞이하게 되는데
그때, 몸도 마음도 건강하고, 재미를 느껴가며 하는 일이 있고,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풍요롭다면,
그 인생, 표면적으로는 성공한 인생아니겠는가?
그러므로 긴 안목으로
적어도 30년은 디자인하면서 한땀한땀 인생을 박음질 해나가자..
쉽게 말해, 인생 뭐 있나? 결승선에서 다시 만났을 때...
감히 삶의 승부를 내릴 수 있다면...
모두들 어림짐작으로 혹은 눈대중으로 판단해 낼 수 있지 않겠나..
이제 내 인생의 34년이 지나갔고... 가상의 결승선까지 다시 30년을 남겨두었며...
결승선에 도착해 다시 출발 할 인생.. 30년이 기다리고 있다...
이제 겨우 1/3 을 살아내고서 조급하고 안달 내지않고, 지금부터 주어진 2/3를 차근차근 살아낸다면..
우리 모두는 승자로 만나지 않겠는가?
2006년 10월 26일 창녕에서 나잘난돌이 정창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