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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 쓰기

사는 게 재미있냐?

오늘 오전 창원에 출장?을 갔다가 친구녀석이 근무하고 있는 곳이 가깝길래...

녀석에게 전화를 걸었고.. 녀석과 20분 정도 시간을 보냈습니다.

 

회사 앞에서 녀석을 기다리면서... 그냥 시간보내기가 뭐해서..

쪽팔림에도 불구하고 앉았다 일어나기 100번을 하고 나자.. 친구녀석이 나왔습니다.

뭐.. 그저 그런 인사를 나누고 하다가...

친구 녀석이 요즘 입버릇처럼 하는 말에 그만 낚여버리고 말았습니다.

 

"넌 요즘 사는게 어때? 재미있냐?"

"! ......"

 

저는 좀 망설이다가 이렇게 대답을 했습니다.

"그냥 그렇지 뭐..."   

 

녀석과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직장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냥 그렇다'는 내 대답이 자꾸 머릿 속을 맴돕니다.

 

'그냥 그렇다'는 말 속에는

특별한 변화가 없다... 늘 비슷한 하루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적당한 나날들이다...

는 뜻이 숨어 있는데... 이게 더 깊숙이 숨어 있는 맥락까지 꼬집어 내자면....

약간 회의적이면서도... 자신없는... 다소 부정적인 마인드가 숨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내가 녀석에게 되물어 보진 않았지만 이런 질문을 던졌다는 사실만으로도

아마 녀석도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라 생각됩니다.

보통의 여느 직장인...

그리고 보통의 한 가족의 가장...

 

 

지금보다  좀 어린 시절..

우리는 스스로는 믿지 못한 채.. 꿈만 크고 높아..

뭔가 되지 못해 안달이었고..

남들에게 뒤지지 않을 요량으로 

�기듯 직장을 구했고.. 또 남들이 많이 하는 결혼을 했더랬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몇 년 흘러.. 그 친구는 입버릇처럼 이렇게..

요즘 사는 게 어떻냐고.. 물어 옵니다. 자신과 내가 다르지 않음을 확인하고 위로받으려는 것이겠지요.

 

남들에게 뒤쳐지지 않았음을 확인하려는 마음으로...

다분히 자조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요즘 사는 게 어때?"    

 

 

"글쎄.. 친구야... 사는 게... 너도 알고, 나도 알지만... 그렇고 그런거 같아..

내가 살아있다는, 그런 자생감이 팍팍 느껴질 때, 그땐 사는 건 정말 재미있는 것 같아.. 자신감도 생기구 말이야..

근데.. 요즘의 생활이 스스로에게 떳떳하지 못할 땐, 삶은 그렇고 그런.. 반복의 연속인 것 같아..

삶이 어떠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그날 그날의 태도가.... 그 질문을 받기 며칠 전의 생활에 대한 느낌이 바로 답인 것 같아..."  

 

어느새 서른 여섯이 되었지...

앞서 말했던 '어느새' 보다도 더 빨리 우리는 환갑을 맞이하게 될꺼야..

환갑까지의 시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우리는 죽음과 마주하게 될지도 몰라.

 

언제가 내게 이런 말을 던진 또 다른 친구녀석의 말이 문득 떠올라.

 

 

"창욱아! 너.. 인생 몇 번이고?"

 

"!........"

 

"딱 한번 밖에 없제?  니 인생 두번 사나?  세번 사나?" 

 

"딱 한번이다."

 

   

 

 

그래서

우리는 삶이 소중한 것이겠지요...

삶의 유한성에 대한 자각이 그 삶을 더욱 소중하게 가치있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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