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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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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의 이유 2020년, 놀랍게도 하루사이 해가 바뀌었다. 사실 그렇게까지 놀랄 일은 아니었다. 달력에는 12월 31일이 지나면 년(年) 표시가 바뀌게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인 것이다. 어제와 오늘이 다르면서도, 매번 한결같이 일어나는, 같은 변화인 것처럼, 12월 31일과 1월 1일은 해만 바뀔 뿐이지 ..
노래방 지난 주말, 친구들과 송년회를 가졌다. 올해는 특이하게도 친구가 운영하는 학원에서 술자리를 가졌는데, 두어 시간이 지나자 술, 친구, 음악, 연말, 이런 키워드 덕분에 분위기는 부쩍 무르익었고, 이후 우리 일행의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노래방으로 향하고 있었다. 노래방 간판 중 눈에 ..
나는 누구인가? (부제 : 괜찮다) 나는 누구인가? 뭐.. 꽤나 불교적이거나 철학적인 질문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식상한 질문인 것도 같다. 그래서 도대체 뭐? 무엇 때문에 '나는 누구인가?' 라는 거창한 질문을 던졌단 말인가? 가뜩이나 복잡한 세상.. 더 이상 질문에 대해 생각하지 말고, 그냥 단순하게 답으로 넘어 가보..
가을이 오면 내게 있어 가을오고 있구나! 혹은 가을이구나!를 인지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그것은 무더운 여름의 끝자락에 찾아드는 시원한 새벽공기이고 또 밤하늘에 울려퍼지는 풀벌레들의 초롱초롱한 소리이다. 이것을 접하게 되면 마음은 벌써 가을로 접어들기 시작하고 하루하루 청명해져가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비록 잠깐이지만 일년 중 그 시기가 나는 참 좋다.
떠나 보내다 Y를 터미널에 내려주고 왔다. 홀로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나는 울쩍하고 공허한 기분이 되었다. 정말이지 잠시 세상에 혼자 남겨진 듯 했다. 근래에 느껴 본 적 없는 쓸쓸함이었다. 이상했다. 그도 그럴 것이, 마산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성남까지 4시간을 넘게 가야하는 친구의 여정이 더 ..
나이 듦에 대해서 45세를 넘기고 나면서 느끼는 변화가 있다면 심리의 변화라기 보다는 신체의 변화가 더 확연하게 다가오는 것이다. 흰머리가 늘어가고.. 탈모가 진행되고.. 노안이 찾아 오고.. 아침에 예전보다 일찍 깨어나고, 또 일어 났을 때 내 그곳에 힘이 들어가 있지 않음을... 처음에는 애써 이런 변..
네비 말, 캐디 말 그리고 아내 말 추석연휴, 2박3일 제주도로 온가족(부모님, 동생가족, 우리가족)이 여행을 다녀왔다. 약간 들뜬 상태로 첫날이 훌쩍 지나고, 둘째 날 점심메뉴는 제주에 왔으니 흑돼지 오겹살이 합당했다. 인터넷으로 맛집을 검색하고 방문하였다. 깔끔한 인테리어.. 그 벽면 한쪽에 정성스럽게 붙어있는 ..
함께 그리고 역시 홀로 간다 - 겨울, 한라산 둘레길 기행 가족을 일군 후 가장인 나는 '홀로'에서 '함께'가 되었다. 그리고 "함께"는 내게 책임과 안정감을 주었다. 함께지만 결국, 우리는 언젠가는 모두 홀로 갈 것이다. 혼자하는 것에 익숙한 편이다. 그렇다고 혼자를 좋아하고 선호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타인에 비해 혼자에 익숙한 편이라는..